기별이 닿는가 / 김소해 기별이 닿는가 네 별에 여직 못 닿은 부음의 기별 있어 광년(光年)을 헤아리며 자박자박 가고 있다 저 혼자 걷는 길이라 목선처럼 더디다 화석으로 남은 편지 또 그리 긴 문장이다 문장에 인(燐)불을 밝혀 낱낱이 읽을 동안 별똥별 아-그제서야 그 기별이 닿는가 ―김소해(1947~ ) '계절이 지.. 美麗的 詩 ·人 2013.10.12
이용악의 詩모음 - 오랑캐꽃, 풀버렛 소리 가득 차 있었다. 外 이용악 이용악(李庸岳, 1914년 ~ 1971년)은 한국의 시인이다. 함경북도 경성 출신으로 일본 도쿄에 있는 조치대학(上智大学)을 졸업했고 1939년 귀국하여 주로 잡지사 기자로 일하였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35년, 신인문학에 시 '패배자의 소원'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광복 후 서울에서 .. 美麗的 詩 ·人 2013.09.27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인구 (1958~ )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구름 몇 점 입에 문 채로 푸른 하늘 등에 업고 바람처럼 시들거나 구겨지지 않는 노래 부르며 숲의 문 차례로 열어젖히고 끝 보이지 않는 깊은 산 속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어가 마음의 어둠 검은 밤처럼 던져 버리고 우수수 쏟아질 듯 열린 하늘벌 가득한 별.. 美麗的 詩 ·人 2013.09.12
시조 - 나비물 / 임성구(1967~ ) 나비물 김 나는 등허리에 무지개가 피었다 바가지 물 뿌리며 아내가 하는 말 "옴마야! 나비처럼 팔랑댄다" 마른 하루가 웃는다 마당에 먼지같이 바짝 말라버린 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쉬이 말 못 뱉는… "써언타 문디 가시내냐!" 내일 또 보자 등목무지개 ―임성구(1967~ ) *써언타 : '시원.. 美麗的 詩 ·人 2013.09.08
시조 - 거인의 자리 / 김삼환(1958~) 입력 : 2013.09.05 03:02 거인의 자리 강물이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속 깊은 상처 아물어 생살 돋을 때까지 제 속에 산 그림자를 껴안고 있기 때문이지 바위가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속으로 울음 울어 불길 잡힐 때까지 거인이 앉았던 자리에 가득한 고요 때문이지 ―김삼환(1958~) /유.. 美麗的 詩 ·人 2013.09.07
[스크랩] 황동규 시 모음 꿈, 견디기 힘든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들어 가.. 美麗的 詩 ·人 2013.08.12
화살 / 고은 화살 / 고은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 십 년 동안 가진 것, 몇 십 년 동안 누린 것, 몇 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 美麗的 詩 ·人 2013.08.11
[스크랩] 안도현 시 모음 *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호박꽃 호호호호 호박꽃 호박꽃을 따버리면 애애애애 애호박 애호박이 안 열려 호호호호 호박전 호박전을 못 먹어 * 감자꽃 흰 꽃잎이 작다고 톡 쏘는 향기가 없다고 얕보지는 마.. 美麗的 詩 ·人 2013.07.09
[스크랩] 안도현 시 모음 2 *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 길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대라고 부를 사람에게 그 길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끝없는 길을 * 봄이 올 때까지는 .. 美麗的 詩 ·人 2013.07.09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 美麗的 詩 ·人 201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