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기 전의 저 눈밭은 얼마나 눈부신가 지기 전의 저 꽃잎은 얼마나 어여쁜가 세상의 값진 것들은 사라지기 때문이리 사랑도 우리의 목숨도 그래서 황홀쿠나 (임보·시인, 1940-) + 이별노래 떠나가는 제 이름을 부르지 마십시오 이별은 그냥 이별인 게 좋습니다 남은 정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갈 길을 가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움도 너무 깊으면 병이 되듯이 너무 많은 눈물은 다른 이에게 방해가 됩니다 차고 맑은 호수처럼 미련 없이 잎을 버린 깨끗한 겨울나무처럼 그렇게 이별하는 연습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바람 헤어짐은 바람처럼 해야 한다. 바람이 나무와 바람이 별과 바람이 또 바람과 어떤 이별을 하던가. 그냥 스치어갈 뿐 뼈도 눈물도 남기지 않고 장삼 자락만 흔들지 않더냐.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