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yellowday 2022. 1. 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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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 평생 묵묵히

제 운명,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나무는 그저 제 자리에서

한 평생 봄,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으면 입은대로 참아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대로 이겨내며

홍수가 지면 지는대로 견디어내며

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고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준다.


나무는 스스로 신음하지 않는다.
세월이 대신 신음해 준다.

오, 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미리 근심하지 않는다.
그저 제 천명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