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 김시습 천성은 본디 맷돌 사이에서 왔으나 둥글고 빛나서 동산에 뜬 달과 똑같네. 용을 삶고 봉황을 구운 진미보다는 못해도 머리 벗겨지고 이 빠진 노인에게는 제일 좋구나. 노인에게는 천하진미보다 부드러운 두부가 더 좋은 것이라고 재치 있게 표현한 이 시는 매월당 김시습(金時習)이 다섯 살 때 지은 시다. 길을 가는 김시습에게 한 노파가 두부를 주자 그 감사의 표시로 지은 시로, 이 시 등이 널리 퍼져 이후 김시습은 오세(五歲) 신동(神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한다. 물론 한자로 쓴 한시(漢詩)다. 이처럼 조선 시대에 아이들이 쓴 시는 동몽시(童蒙詩)라 하여 어른이 쓰는 일반적인 시와 구별하였다. 아동을 지식이 별로 많지 않다 하여, 동몽(童蒙)이라 불렀으니 동몽시는 요즘의 동시에 해당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