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 백석 오리 / 백석 오리야 네가 좋은 청명(淸明) 밑께 밤은 옆에서 누가 뺨을 쳐도 모르게 어둡다누나 오리야 이 때는 따디기가 되어 어둡단다 아무리 밤이 좋은들 오리야 해변벌에선 얼마나 너이들이 욱자지껄하며 멕이기에 해변땅에 나들이 갔든 할머니는 오리새끼들은 장뫃이나 하듯이 .. 白石의詩 모음 2012.11.14
추야일경(秋夜一景)/ 백석 추야일경(秋夜一景)/ 백석 닭이 두 홰나 울었는데 안방 큰방은 홰즛하니 당등을 하고 인간들은 모두 웅성웅성 깨여 있어서들 도가리며 석박디를 썰고 생강에 파에 청각에 마눌을 다지고 시래기를 삶는 훈훈한 방안에는 양념 내음새가 싱싱도 하다 밖에는 어데서 물새가 우는데 토방에선 .. 白石의詩 모음 2012.11.14
산곡(山谷)― 함주시초(咸州詩抄) 5 /백석 산곡(山谷) ― 함주시초(咸州詩抄) 5 /백석 돌각담에 머루송이 깜하니 익고 자갈밭에 아즈까리 알이 쏟아지는 잠풍하니 볕바른 골짜기이다 나는 이 골짝에서 한겨울을 날려고 집을 한채 구하였다 집이 몇 집 되지 않는 골안은 모두 터알에 김장감이 퍼지고 뜨락에 잡곡 낟가리가 쌓여서 .. 白石의詩 모음 2012.11.14
고 향 ( 故 鄕 )/ 백석. 석 양 (夕 陽)/ 백석 고 향 ( 故 鄕 )/ 백석 나는 북관(北關)에 앓어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醫員)은 여래(如來)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 白石의詩 모음 2012.11.14
외갓집 / 백석 외갓집 / 백석 내가 언제나 무서운 외갓집은 초저녁이면 안팎마당이 그득하니 하이얀 나비수염을 물은 보득지근한 복쪽재비들이 씨굴씨굴 모여서는 짱짱짱짱 쇳스럽게 울어대고 밤이면 무엇이 기와골에 무리돌을 던지고 뒤우란 배나무에 째듯하니 줄등을 헤여달고 부뚜막의 큰솥 적은.. 白石의詩 모음 2012.11.14
내가 생각하는 것은/백석 내가 생각하는 것은/백석 밖은 봄철 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 할 것이다 어쩐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다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것만 나는 하이얀 자리 위에서 마른 팔뚝의 샛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것과 내가 오.. 白石의詩 모음 2012.11.14
바다/ 백석 바다/ 백석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는 것만 같구.. 白石의詩 모음 2012.11.13
야우소회(夜雨小懷)― 물닭의 소리 5/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백석 야우소회(夜雨小懷)― 물닭의 소리 5/백석 캄캄한 비 속에 새빨간 달이 뜨고 하이얀 꽃이 퓌고 먼바루 개가 짖는 밤은 어데서 물외 내음새 나는 밤이다 캄캄한 비 속에 새빨간 달이 뜨고 하이얀 꽃이 퓌고 먼바루 개가 짖고 어데서 물외 내음새 나는 밤은 나의 정다운 것들 가지 명태 노루 .. 白石의詩 모음 2012.11.13
멧새소리-백석 멧새소리-백석 처마 끝에 명태를 말린다 명태는 꽁꽁 얼었다 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 문턱이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白石의詩 모음 2012.11.13
가무래기의 악(樂)/ 백석 가무래기의 악(樂)/ 백석 가무락조개 난 뒷간거리에 빛을 얻으려 나는 왔다 빛이 안 되어 가는 탓에 가무래기도 나도 모도 춥다 추운 거리의 그도 추운 능당 쪽을 걸어가며 내 마음은 웃즐댄다 그 무슨 기쁨에 웃즐댄다 이 추운 세상의 한 구석에 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내가 이.. 白石의詩 모음 201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