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224

90.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애송詩 사랑詩 2012.12.05

84. 이유 - 원태연

이유 - 원태연 이별한 순간부터 눈물이 많아지는 사람은 못다한 사랑의 안타까움 때문이요 말이 많아지는 사람은 그만큼의 남은 미련 때문이요 많은 친구를 만나려 하는 사람은 정 줄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요 혼자만 있으려 하고 가슴이 아픈지조차 모르는 사람은 아직도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 밤이면 슬퍼지는 이유는 그대 밤이면 날 그리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고 나 술 마시면 미어지는 이유는 그대 술 마시다 흘리고 있을 눈물이 아파 보여서이고 나 음악을 들으면 눈물 나는 이유는 그대 음악속의 주인공으로 날 만들어 듣기 때문이고 나 이런 모든 생각 떨쳐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떨쳐 버리고 나면 무너질 나를 위해서입니다

애송詩 사랑詩 201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