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詩 사랑詩

93. 천원짜리 러브레터 - 유미성

yellowday 2012. 12. 5. 21:22

천원짜리 러브레터 - 유미성

 

 

너에게 편지를 썼어

조폐공사 아저씨들이 알면

큰 일 나겠지만

 

천 원짜리 지폐에

깨알같은 글씨로

너의 안부와 나의 마음을 적었어

 

그 돈으로 편의점에 가서

담배 한 갑을 샀어

 

언젠가 그 돈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거쳐

혹시나 네 손에 들어 가게 되면

 

어느 날 네가 카페에서

헤이즐럿 커피를 마시고 받은

거스름돈 중에

혹시나 그 돈이 섞여 있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그랬다면

 

너 돌아와 줄래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 돈으로 영원히...

 

내 마음을 사지 않을래?

 

yello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