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노천명 사슴 /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젊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 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곤 어찌 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쳐다 본다. 美麗的 詩 ·人 2011.04.05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 美麗的 詩 ·人 2011.04.05
가을 노래 - 이해인 가을 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을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 美麗的 詩 ·人 2011.04.05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 유안진 내 청춘의 가지 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은 낡은 거문고 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지는데 애정의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밀려오는 이별을 이렇듯 앞에 놓고 내가 얼.. 美麗的 詩 ·人 2011.04.05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美麗的 詩 ·人 2011.04.05
에나벨리- 여러 해 전 일입니다. 바닷가 어느 왕국에 에나벨리라고 하는 이름의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그 소녀는 나를 사랑하고, 내 사랑 받는 것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렸고 나도 어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닷가 왕국에서 사랑이상의 고귀한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늘나.. 美麗的 詩 ·人 2011.04.05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 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 美麗的 詩 ·人 2011.04.05
삶과 시 / 이해인 삶과 시 / 이해인 시를 쓸 때는 아까운 말들도 곧잘 버리면서 삶에선 작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 열매를 위해 꽃자리를 비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아파도 아름답게 마음을 넓히며 열매를 맺어야 하리 종이에 적지 않아도 나의 삶이 내 안에서 시로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맑은 날이 .. 美麗的 詩 ·人 2011.04.01
그리운 사람 -- 法頂스님 그리운 사람 / 法頂스님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이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지극히 사무적인 마주침이거나 일.. 美麗的 詩 ·人 2011.04.01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 이해인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내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 美麗的 詩 ·人 201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