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yellowday 2011. 4. 28. 22:13

지은이 / 이 상 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щ쭩??臾명븰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은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삼일절 노래*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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