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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에서 달밤에 매화를 노래함 - 이황

yellowday 2016. 3. 26. 03:51









도산에서 달밤에 매화를 노래함 - 이황



홀로 기댄 산 창에 밤 기운 찬데
매화 가지 끝에는 둥근 달 뜨네
이제 다시 미풍이 불어 오지 않아도
맑은 향기 스스로 온 몸에 가득해라

나막신 끌며 뜰을 거니니 달이 따라 오네
매화 곁을 돌고 돌아 몇 바퀴나 돌았는지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날 줄 모르니
향기는 옷에 배고 그림자는 몸을 덮네

늦게 피는 매화의 참 뜻을 깨닫노니
추운 때를 겁내는 내 몸을 아나 보군
어여뻐라 이 밤에 내 병이 낫는다면
밤 새도록 달빛만 바라 보고 있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