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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노래 - 울도 담도 없는 집에...

yellowday 2015. 11. 29. 11:34

시집살이 노래


울도 담도 없느나 집에 시집 삼년을 살고 나니,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아가 아가 메느리 아가,
진주 낭군을 볼라거든 진주 남강에 빨래를 가게.


진주 남강에 빨래를 가니 물도나 좋고 돌도나 좋고.
이리야 철썩 저리야 철썩 어절철석 씻고나 나니,
하날 겉은 갖을 씨고 구름 같은 말을 타고 못 본 체로 지내가네.


껌둥빨래 껌께나 씻고 흰 빨래는 희게나 씨여,
집에라고 돌아오니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아가 아가 메느리 아가,진주 낭군을 볼라그덩
건너방에 건너나 가서 사랑문을 열고나 바라.


건너방에 건너나 가서 사랑문을 열고나 보니,
오색 가지 안주를 놓고 기생 첩을 옆에나 끼고 희희낙낙하는구나.
건너방에 건너나 와서 석 자 시 치 멩지 수건 목을 매여서 내 죽었네.


진주 낭군 버선발로 뛰어나와,
첩으야 정은 삼년이고 본처야 정은 백년이라.
아이고 답답 웬일인고.



(1970년, 경북 양양에서 박필숙 구연/조동일 채록)
<자료 출처 : 서사 민요 연구(敍事民謠硏究)>

 


* 이 노래는 시집살이의 고통을 노래한 부요(婦謠)로, 부녀자들이 길쌈을 하면서 부르던 노동요(勞動謠)이다.

자료가 채록된 것은 현대지만 , 이 노래의 연원은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노래는 특이하게 '이야기의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