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4 15:15
사람들은 흔히 내연산을 이렇게 표현한다. "여름에 걷기 좋은 산"이라고. 아마 잎이 넓은 활엽수가 많아 등산로에 시원한
그늘이 많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단풍물 예쁘게 든 가을의 내연산을 그냥 지나치긴 이르다. 형형색색 절정에 이른 단풍과 어우러진 12폭포의 경관은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도 일품!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부푼 마음으로 가을의 내연산을 찾았다.
▲ 내연산 입구 주차장에서 단감을 파는 아주머니
먹어봐야 맛을 안다. 겉은 잘 익은 단감일지라도 속은 아직 떫을 수 있다. 기다리면 저 스스로 익어가겠지만 우리는 당장 단맛을 더 찾곤 한다.
▲ 내연산 등산로 시작 길에 놓인 이정표
등산로의 시작점은 보경사 앞이다. 보경사로 가는 길에 담장을 따라 얕은수로가 흐른다. 졸졸 흐르는 이 수로는 신기하게도
가뭄에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한다.
▲ 한눈에 들어 온 보경사 전경
내연산의 본래 명칭은 종남산(終南山)이었다. 지금의 '내연산'으로 개칭된 건 신라시대 진성여왕 때부터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의 난을 피한 뒤 내연산이라 개칭됐다고 한다. 푸른 산이 품은 보경사의 전경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 따사로운 가을의 볕을 받아 반짝이는 옹기들
배 불룩한 옹기들이 마당에 한가득 모여 있다. 각자 오랜 시간 무엇을 그리도 조용히 품고 있는 걸까. 짙게 물들어가는
단풍과 함께 깊어져 갈 장맛을 기대해본다.
▲ 단풍물 곱게 든 내연산 산책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내연산 산책로. 울긋불긋 단풍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참 여유로워진다.
▲ 저물어가는 햇볕 아래 흐르는 내연산 계곡
산등성이 뒤로 해가 저물고 내연산 계곡은 고요히 흐른다. 해발고도 710m. 높지 않은 산이지만 주변의 산세가 우뚝하니
높아서인지 내연산 곳곳에서의 시간은 왠지 모르게 더디다.
▲ 내연산 계곡에 단풍물이 들었다.
내연산의 등산로는 등산 초보자들이나 트레킹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오르기 힘든 곳엔 편평한 계단이
설치되는 등 등산로 정비가 깔끔히 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르내리기에 좋다.
▲ 저마다 모양도 특색도 다른 내연산의 폭포들
내연산에 높이 오를수록, 또 계곡의 물이 깊어질수록 다양하고 근사한 폭포들이 눈에 띈다. 계곡과 주변의 환경에 따라
모양도 제각각이다. 그들 중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폭포는 관음폭포와 연산폭포다. 이들 폭포가 유독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 내연산 12폭포 중 관람객들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제 6폭포, 관음폭포
이유가 궁금하다면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자. 수직 절벽과 동굴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 그리고 그 위로 마치 구름처럼 떠 있는 듯
아슬아슬한 구름다리가 있다. 비하대(飛下臺) 아래 형성된 폭포인 관음폭포는 불교 용어인 관음(관세음보살의 약칭)에서 따 온 명칭이다.
주변의 경치가 너무나 빼어나 관세음보살이 금방이라도 나타나 중생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줄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 관음폭포의 구름다리 위에 서보다.
폭포 위로 걸쳐진 구름다리에 올라서 봤다. 눈 앞에 펼쳐진 병풍 같은 바위 절벽의 위압감에 탄성이 절로 난다.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한동안 다리 위를 떠나지 못했다. 방향과 각도를 어떻게 하든 높다란 절벽을
카메라에 다 담을 순 없었다. 이럴 땐 그냥, 가만히 눈으로 마음으로 순간을 느끼면 된다.
▲ 물줄기 우렁찬 내연산의 연산폭포
구름다리를 지나면 물소리 요란한 연산폭포가 길을 막아선다. 높이 30m, 길이 40m의 폭포에서 이토록 우렁찬 물줄기가 뿜어져
나올 수 있을까. 폭포수란 자고로 이렇게 힘이 넘쳐야 한다는 사람들은 관음폭포보다 이 연산폭포를 우선으로 꼽는다.
내연산을 산책하다 보면 이렇게 개성 다른 폭포들의 특색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연산을 오르며 만난 폭포를 영상으로
찍어봤다.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의 코스는 왕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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