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다듬잇소리 / 양주동

yellowday 2015. 10. 6. 16:19

 다듬잇소리 / 양주동


이웃집 다듬잇소리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잦아 가네
무던히 졸리기도 하련만
닭이 울어도 그대로 그치지 않네


의좋은 동서끼리
오는 날의 집안일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남편들의 겨울 옷 정성껏 짓는다며는
몸이 가쁜들 오죽이나 마음이 기쁘랴마는


혹시나 어려운 살림살이
저 입은 옷은 해어졌거나 헐벗거나
하기 싫은 품팔이 남의 비단 옷을
밤새껏 다듬지나 아니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