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의 며느리 핍박은 아들의 결혼과 동시에 시작 되었다.
시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신 시아버지는 맏며느릴 시집 온 뒷날부터 잡기 시작했다.
시외할머니댁에 인사차 시어머니와 남편과 함께 다녀 오는길에 친정(오는 길목에 있었으므로)에
잠깐 들렸다 왔다는 이유로 혼이 나면서부터~
조선시대 의식을 가진 시댁은 아주 현대적인 친정의 가풍을 두려워 했는지는 몰라도...
모질게도 추웠던 시집살이 하던 해 겨울
새벽 4시에 일어나 연기가 자욱한 시골 부엌에서 눈물 흘려가며 시아버지 출근 준비(조반 짓는 일)를 해야했고
시할머니 시부모님 시동생들! 층층시하에서 12식구의 수발(밥짓고, 빨래하고, 도시락 싸고)을 하며
바늘방석에 앉은듯 손이 부르터 가며 견뎌야 했고
점심은 항상 부족하여 고구마나 이웃집 시금치 밭에 저절로 자란 상추로 때워야했다.
빨래는 리어카로 실어 가야할만큼 많은 양이었고
고무장갑도 없던 시절이라 강가에서 얼음장을 깨고 맨손으로 빨래를 해야했다.
그러나 신랑은 객지에서 직장생활 하느라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6개월의 수련생활?을 겨우겨우 마치고 조그만 방을 얻어 새살림을 억지로 나게 되었다.
그런데 장남인데도 집칸은 고사하고 방 한칸도 어림없었다.
흔히들 말하는 숟가락 몽뎅이 하나도 챙겨 주지 않았다.
너희 능력으로 얻어 나가든 말든 하라는 것이다.
하물며 결혼 때 집안 어른들께 인사 올리고 받은 절값마져 챙기시고는 아직도 돌려 주시지 않으신다.
* * *
시어머니 몸져 누우시고는 맏며느리가 혼자(동서들 많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를 하지 않아도 불만 내색 전혀 않고)
기제사 준비를 할 때도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시어머니 돌아 가기도 전에 부엌살림살이에 눈독을 들인다고 모함까지 하신다.
솔직히 찻떼기로 실어다 준다해도 반갑지 않은 물건들인데 말이지
며느릴 몰라도 너무 몰라 요즘 며느리들은 시금치도 안먹는다 하지 않는가
며느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그러실까? 생각을 하다가도
자식 취급은커녕 하인을 데려 온듯한 그런 느낌!
그러니 누가 딸자식 애지중지 공부시켜 시집살이 보내고싶어 하겠는가
그런데 참을 수 없는 한계에 치달은 사건은 몇년전 정월 초하룻날
명절을 지낸후라 설겆이꺼리도 많고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때! 시아버지께서 부르더니 앉아 보라 하신다.
그리고는 조근조근
그릇도 훔쳐가고, 냉동실에 넣어둔 팥도 훔쳐가고, 뭐도 훔쳐갔다고 하신다.
며느린 하도 기가 막혀 아무말도 못하고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차라리 치매라도 걸려 저런 말씀을 하신다면 이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수십년 동안을 시댁을 위해 헌신한 결과가 겨우 이런거란 말인가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그 자신을 책망하며 발등을 찧고싶은 심정뿐이었다.
그동안에 이형제 저형제 집에 다니면서 한 모함은 덮어 두고라도
이젠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드디어 결단을 내야겠다란 각오로 이른 새벽에 시댁을 나와 버렸다. 그것도 이른 설날 아침에
그래서, 아직도 그 시아버지를 용서를 할 수 없다 한다.
그리고는 하늘이 부끄러워 땅만 굽어보며 죄인의 몸가짐으로 살고 있다한다.
* 친구가 하소연을 해와 대신 재구성해 본 過去事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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