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폐허에서 피어난 한국, 日 작가 렌즈에 담기다

yellowday 2015. 8. 7. 16:47

입력 : 2015.08.07 03:00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구와바라
사진집 '격동 한국 50년' 펴내… 10만컷 사진 중 370장 골라 실어

일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79)는 한·일 간 국교도 없던 때인 1964년 7월 한국을 처음 찾았다.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을 주제로 한 사진 작업으로 일본사진비평가협회 신인상을 받은 직후였다. 한국은 스물여섯 살 젊은 작가가 택한 두 번째 작업 대상이었다. "동서 냉전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구와바라는 이후 50년간 100여 회 이상 방한해 급변하는 한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1965년 부산 달동네에서 물동이를 이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왼쪽). 1968년 서울 청계천을 복개하고 고가도로 교각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 

 

 

1965년 부산 달동네에서 물동이를 이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왼쪽). 1968년 서울 청계천을 복개하고 고가도로 교각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 /눈빛 제공

최근 출간된 사진집 '격동 한국 50년'(눈빛)에는 10만여 컷이 넘는 한국 관련 사진 중 370장을 골라 실었다. 1965년 한일회담 반대 시위,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 판잣집이 늘어섰던 청계천에 고가도로가 생기고 다시 복원되는 모습. 근대화 과정과 민주화 운동, 역대 대통령 선거 등 한국이 걸어온 지난 50년이 생생하다. 1990년대 평양 시내 모습 등 북한 지역 사진 30여 장도 함께 실었다. 책 출간과 함께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사진전도 갖는다.

구와바라는 "50년간 들여다본 내 제2의 고향 한국은 수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는 '산고(産苦)'를 치른 끝에 풍요롭고 안정된 사회를 이루게 되었다"면서 "단 한 가지 50년 전과 변하지 않은 것은 국토의 분단으로 남과 북이 아직도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w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