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古詩 漢詩

관동별곡(원문) / (송강) 정철

yellowday 2015. 2. 6. 22:20

지은이     송강    정 철



江강湖호애 病병이 깁퍼 竹듁林님의 누엇더니,
關관東동 八팔百ㅂㆎㄱ 里니에 方방面면을 맛디시니,
어와 聖셩恩은이야 가디록 罔망極극ㅎㆍ다.
延연秋츄門문 드리ㄷㆍ라 慶경會회 南남門문 ㅂㆍ라보며,
下하直직고 믈너나니 玉옥節졀이 알ㅍㆎ 셧다.
平평丘구驛역 ㅁㆍㄹ을 ㄱㆍ라 黑흑水슈로 도라드니,
蟾셤江강은 어듸메오, 雉티岳악이 여긔로다.
昭쇼陽양江강 ㄴㆍ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孤고臣신去거國국에 白ㅂㆎㄱ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ㅈㆌ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ㅎㆍ니,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峰봉이 ㅎㆍ마연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ㄴㆍㄴ다, 몰ㅇㆍㄴㆍㄴ다.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ㄱㆍㅌㆍㄹ시고.
汲급長댱孺유 風풍彩ㅊㆎ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營영中듕이 無무事ㅅㆍㅎㆍ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ㅎㆎㅇ裝장을 다 ㅼㅓㄹ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ㅌㆎ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ㄱㆍㅌㆍㄴ 무지게, 玉옥 ㄱㆍㅌㆍㄴ 龍룡의 초리.
섯돌며 ㅽㅜㅁㄴㆍㄴ 소ㄹㆎ 十십里리의 ㅈㆍ자시니,
들을 제ㄴㆍㄴ 우레러니 보니ㄴㆍㄴ 눈이로다.
金금剛강臺ㄷㆎ ㅁㆎㄴ 우層층의 仙션鶴학이 삿기 치니,
春츈風풍 玉옥笛뎍聲셩의 첫ㅈㆍㅁ을 ㅺㅣ돗던디,
縞호衣의玄현裳샹이 半반空공의 소소 ㅼㅡ니,
西셔湖호 녯 主쥬人인을 반겨셔 넘노ㄴㆍㄴ ㄷㆍㅅ.
小쇼香향爐노 大대香향爐노 눈 아래 구버보고,
正졍陽양寺ㅅㆍ 眞진歇헐臺ㄷㆎ 고텨 올나 안ㅈㆍㄴ마리,
廬녀山산 眞진面면目목이 여긔야 다 뵈ㄴㆍ다.
어와, 造조化화翁옹이 헌ㅅㆍ토 헌ㅅㆍㅎㆍㄹ샤.
ㄴㆍㄹ거든 ㅼㅟ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芙부蓉용을 고잣ㄴㆍㄴ ㄷㆍㅅ, 白ㅂㆎㄱ玉옥을 믓것ㄴㆍㄴ ㄷㆍㅅ,
東동溟명을 박차ㄴㆍㄴ ㄷㆍㅅ, 北북極극을 괴왓ㄴㆍㄴ ㄷㆍㅅ.
놉흘시고 望망高고臺ㄷㆎ, 외로올샤 穴혈望망峰봉이
하ㄴㆍㄹ의 추미러 므ㅅㆍ 일을 ㅅㆍ로리라
千쳔萬만劫겁 디나ㄷㆍ록 구필 줄 모ㄹㆍㄴㆍㄴ다.
어와 너여이고, 너 ㄱㆍㅌㆍ니 ㅼㅗ 잇ㄴㆍㄴ가.
開ㄱㆎ心심臺ㄷㆎ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ㅂㆍ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峰봉을 歷녁歷녁히 혀여ㅎㆍ니
峰봉마다 ㅁㆎㅅ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ㅁㆍㄺ거든 조티마나 조커든 ㅁㆍㄺ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ㅁㆍㄴㄷㆍㄹ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ㅈㆍ然연이 되연마ㄴㆍㄴ,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정도 有유情정ㅎㆍㄹ샤.
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ㄴㆍ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ㄴㆍㄴ 모ㄹㆍ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ㅼㅣㅎㆍ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ㄹㆍㄹ 어이ㅎㆍ면 알 거이고.
오ㄹㆍ디 못ㅎㆍ거니 ㄴㆍ려가미 고이ㅎㆍㄹ가.
圓원通통골 ㄱㆍㄴㆍㄴ 길로 獅ㅅㆍ子ㅈㆍ峰봉을 ㅊㆍ자가니,
그 알ㅍㆎ 너러바회 化화龍룡쇠 되어셰라.
千쳔年년 老노龍룡이 구ㅂㆎ구ㅂㆎ 서려 이셔,
晝듀夜야의 흘녀 내여 滄창海ㅎㆎ예 니어시니,
風풍雲운을 언제 어더 三삼日일雨우ㄹㆍㄹ 디련ㄴㆍㄴ다.
陰음崖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ㅅㆍ라.
磨마訶하衍연 妙묘吉길祥샹 雁안門문재 너머 디여,
외나모 ㅄㅓ근 ㄷㆍ리 佛블頂뎡臺ㄷㆎ 올라ㅎㆍ니,
千쳔尋심絶졀壁벽을 半반空공애 셰여 두고,
銀은河하水슈 한 구ㅂㆎㄹㆍㄹ 촌촌이 버혀 내여,
실ㄱㆍ티 플텨이셔 뵈ㄱㆍ티 거러시니,
圖도經경 열 두 구ㅂㆎ, 내 보매ㄴㆍㄴ 여러히라.
李니謫뎍仙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ㅎㆍ게 되면,
廬녀山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 ㅎㆍ려니.
山산中듕을 ㅁㆎ양 보랴, 東동海ㅎㆎ로 가쟈ㅅㆍ라.
籃남輿여 緩완步보ㅎㆍ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ㅎㆍ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啼뎨鳥됴ㄴㆍㄴ 離니別별을 怨원ㅎㆍㄴㆍㄴ ㄷㆍㅅ
旌졍旗긔를 ㅼㅓㄹ티니 五오色ㅅㆎㄱ이 넘노ㄴㆍㄴ ㄷㆍㅅ,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ㅎㆎ雲운이 다 것ㄴㆍㄴ ㄷㆍㅅ.
鳴명沙사긴 니근 ㅁㆍㄹ이 醉ㅊㆌ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ㅎㆍㄹ 겻ㅌㆎ 두고 海ㅎㆎ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ㅂㆎㄱ鷗구야 ㄴㆍ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ㄴㆍㄴ.
金금난窟굴 도라드러 叢총石셕亭뎡 올라ㅎㆍ니,
白ㅂㆎㄱ玉옥樓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工공?슈의 셩녕인가, 鬼귀斧부로 다ㄷㆍㅁㆍㄴ가.
구ㅌㆍ야 六뉵面면은 므어슬 象샹톳던고.
高고城셩을란 뎌만 두고 三삼日일浦포ㄹㆍㄹ ㅊㆍ자가니,
丹단書셔ㄴㆍㄴ 宛완然연ㅎㆍ되 四ㅅㆍ仙션은 어ㄷㆎ 가니.
예 사흘 머믄 後후의 어ㄷㆎ 가 ㅼㅗ 머믈고.
仙션遊유潭담 永영?냥湖호 거긔나 가 잇ㄴㆍㄴ가.
淸쳥澗간亭뎡 萬만景경臺ㄷㆎ 몃 고ㄷㆎ 안돗던고,
梨니花화ㄴㆍㄴ ㅂㆍㄹ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洛낙山산東동畔반으로 義의相샹臺ㄷㆎ예 올라 안자,
日일出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ㅎㆍ니,
祥샹雲운이 집픠ㄴㆍㄴ 동, 六뉵龍뇽이 바퇴ㄴㆍㄴ 동,
바다ㅎㆎ ㅼㅓ날 제ㄴㆍㄴ 萬만國국이 일위더니,
天텬中듕의 티ㅼㅡ니 毫호髮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詩시仙션은 어ㄷㆎ 가고 咳ㅎㆎ唾타만 나ㅁㆍㅅㄴㆍ니.
天텬地디間간 壯장ㅎㆍㄴ 긔별 ㅈㆍ셔히도 ㅎㆍㄹ셔이고.
斜샤陽양 峴현山산의 ?텩?튝을 므니ㅂㆍㄹ와
羽우蓋개芝지輪륜이 鏡경浦포로 ㄴㆍ려가니,
十십里리 氷빙紈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長댱松숑 울흔 소개 슬ㅋㆍ장 펴뎌시니,
믈결도 자도 잘샤 모래ㄹㆍㄹ 혜리로다.
孤고舟쥬 解ㅎㆎ纜람ㅎㆍ야 亭뎡子ㅈㆍ 우ㅎㆎ 올나가니,
江강門문橋교 너믄 겨ㅌㆎ 大대洋양이 거긔로다.
從둉容용ㅎㆍㄴ댜 이 氣긔像샹, 闊활遠원ㅎㆍㄴ댜 뎌 境경界계,
이 도곤 ㄱㆍㅈㆍㄴ ㄷㆎ ㅼㅗ 어듸 잇닷 말고.
紅홍粧장 古고事ㅅㆍㄹㆍㄹ 헌ㅅㆍ타 ㅎㆍ리로다.
江강陵능 大대都도護호風풍俗쇽이 됴흘시고,
節졀孝효旌졍門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比비屋옥可가封봉이 이제도 잇다 ㅎㆍㄹ다.
眞진珠쥬館관 竹듁西셔樓루 五오十십川쳔 ㄴㆍ린 믈이
太태白ㅂㆎㄱ山산 그림재ㄹㆍㄹ 東동海ㅎㆎ로 다마 가니,
ㅊㆍㄹ하리 漢한江강의 木목覓멱의 다히고져.
王왕程뎡이 有휴限ㅎㆍㄴㅎㆍ고 風풍景경이 못 슬믜니,
幽유懷희도 하도 할샤, 客ㄱㆎㄱ愁수도 둘 듸 업다.
仙션사ㄹㆍㄹ ㅼㅢ워 내여 斗두牛우로 向향ㅎㆍ살가,
仙션人인을 ㅊㆍㅈㆍ려 丹단穴혈의 머므살가.
天텬根근을 못내 보와 望망洋양亭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ㄴㆍㄹ이니 하ㄴㆍㄹ 밧근 므서신고.
ㄱㆍㅅ득 노ㅎㆍㄴ 고래, 뉘라셔 놀내관ㄷㆎ,
블거니 ㅽㅡㅁ거니 어즈러이 구ㄴㆍㄴ디고.
銀은山산을 것거 내여 六뉵合합의 ㄴㆍ리ㄴㆍㄴ ㄷㆍㅅ,
五오月월 長댱天텬의 白ㅂㆎㄱ雪셜은 므ㅅㆍ 일고.
져근덧 밤이 드러 風풍浪낭이 定뎡ㅎㆍ거ㄴㆍㄹ,
扶부桑상 咫지尺쳑의 明명月월을 기ㄷㆍ리니
瑞셔光광 千쳔丈댱이 뵈ㄴㆍㄴ ㄷㆍㅅ 숨ㄴㆍㄴ고야.
珠쥬簾렴을 고텨 것고, 玉옥階계ㄹㆍㄹ 다시 쓸며,
啓계明명星셩 돗도록 곳초 안자 ㅂㆍ라보니,
白ㅂㆎㄱ蓮년花화 ㅎㆍㄴ 가지ㄹㆍㄹ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世세界계 ㄴㆍㅁ대되 다 뵈고져.
流뉴霞하酒쥬 ㄱㆍ득 부어 ㄷㆍㄹㄷㆍ려 무론 말이,
英영雄웅은 어ㄷㆎ 가며, 四ㅅㆍ仙션은 긔 뉘러니,
아ㅁㆎ나 맛나 보아 녯 긔별 뭇쟈 ㅎㆍ니,
仙션山산 東동海ㅎㆎ예 갈 길히 머도 멀샤.
松숑根근을 볘여 누어 픗ㅈㆍㅁ을 을픗 드니,
ㅺㅜㅁ애 ㅎㆍㄴ 사ㄹㆍㅁ이 날ㄷㆍ려 닐온 말이,
그ㄷㆎㄹㆍㄹ 내 모ㄹㆍ랴, 上샹界계예 眞진仙션이라.
黃황庭뎡經경 一일字ㅈㆍㄹㆍㄹ 엇디 그ㄹㆍㅅ 닐거 두고,
人인間간의 내려와셔 우리ㄹㆍㄹ ㅼㆍㄹ오ㄴㆍㄴ다.
져근덧 가디 마오. 이 술 ㅎㆍㄴ 잔 머거 보오.
北북斗두星셩 기우려 滄향海ㅎㆎ水슈 부어 내여,
저 먹고 날 머겨놀 서너 잔 거후로니,
和화風풍이 習습習습ㅎㆍ야 兩냥腋ㅇㆎㄱ을 추혀 드니,
九구萬만里리 長댱空공애 져기면 ㄴㆍㄹ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四ㅅㆍ海ㅎㆎ예 고로 ㄴㆍㄴ화,
億억萬만 蒼창生ㅅㆎㅇ을 다 醉ㅊㆌ케 ㅁㆎㅇ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ㅼㅗ ㅎㆍㄴ 잔 ㅎㆍ쟛고야.
말 디쟈 鶴학을 ㅌㆍ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蕭쇼 소ㄹㆎ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ㅈㆍㅁ을 ㅺㅣ여 바다ㅎㆍㄹ 구버보니,
기픠ㄹㆍㄹ 모ㄹㆍ거니 ㄱㆍ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천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ㄷㆎ 업다.



고어체 옮김 =  yellowday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었더니
관동팔백리에 방면을 맡기시니
어와 성은이야 갈수록 망극하다

연추문 들이 달아 경회남문 바라보며
하직고 물러나니 옥절이 앞에 섰다
평구역 말을 갈아 흑수로 돌아 드니
섬강은 어디메오 치악이 여기로다

소양강 내린 물이 어디르로 든단말고
고신거국에 백발도 하도 할사
동주밤 겨우 새워 북관정에 올라하니
삼각산 제 일봉이 하마연 뵈리로다

궁왕 대궐 터에 오작이 지저귀니
천고흥망을 아는다 모르는다
회양 옛 이름이 맞추어 같을시고

급장유 풍채를 고쳐 아니 볼게이고
영중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제
화천 시내 길이 풍악으로 뻗어 있다

행장을 다 떨치고 석경의 막대 짚어
백천동 곁에 두고 만폭동 들어 가니
은 같은 무지개 옥 같은 용의 초리
섯돌며 뿜는 소리 십리에 자자시니
들을제는 우뢰러니 보니는 눈이로다

금강대 맨 우층에 선학이 새끼 치니
춘풍옥적성의 첫 잠을 깨돗던디
호의현상이 반공에 솟았드니
서호 옛 주인을 반겨서 넘노난다

소향로 대향로 눈 아래 굽어 보고
정향사 진헐대 고쳐 올라 앉은 마리
녀산 진면목이 여기야 다 뵈나다

어화 조화옹이 헌사토 헌사할사
날거든 뛰지 마나 섯거든 솟지 마나
부용을 꽂았는듯 백옥을 묶었는듯
동명을 박찼는듯 북극을 괴었는듯

높을시고 망고대 외로울사 혈망봉이
하늘에 추미러 무사일을 사리로라
천만겁 지나도록 굽힐줄 모라난다

어와 너 여이고 너 같은이 또 있는가
개심대 고쳐 올라 중향성 바라 보며
만 이천봉을 녁력히 헤여하니
봉마다 맺혀 있고 끝마다 서린 기운

맑거든 좋지마나 좋거든 맑지마나
저 기운 흩어 내어 인걸을 만들고져
형용도 그지 없고 체세도 하도 할사

천지 생기실제 자연이 되연마는
이제 와 보게 되니 유정도 유정할사
비로봉 상상두에 올라 보니 그 뉘신고

동산 태산이 어느야 놉돗던고
노국 좁은 줄도 우리는 무르거든
넓거나 넓은 천하 어찌하야 적단말고
어와 저 지위를 어이하면 알것인가

오르지 못하거니 내려감이 고이 할까
원통골 가는 길로 사자봉을 찾아 가니
그 앞에 너러 바위 화룡쇠 되었어라
주야에 흘러내려 창해에 이었으니
풍운을 언제 얻어 삼일우를 지련는다.

음애에 이은 풀은 다 살아 내였세라
마하연 묘길상 안문재 너머 디여
외나무 썩은 다리 불정대 올라하니

천심절벽을 반공에 세워 두고
은하수 한 구비를 촌촌히 버혀 내여
실 같이 펼쳐 있어 베 같이 걸었으니
도경 열 두 구비 내 봄에는 여럿이라

이적선 이제 있어 고쳐 의논하게 되면
녀산이 여기도곤 낫단 말 못하려니
산중을 매양 보랴 동해로 가쟈스라

남여 완보하야 산영루에 올라하니
영롱벽계와 수성제조는 이별을 원하는듯
정기를 떨치니 오색이 넘노는듯

명사 긴 니근 말이 취선을 빗기 실어
바다를 곁에 두고 해당화로 들어 가니
백구야 날지마라 네 벗인줄 어찌아난

금난굴 돌아 들어 총석정 올라하니
백옥루 남은 기둥 다만 넷이 서 있구나
공수의 성령인가 귀부로 다다만가
구태여 육면은 무엇을 상톳던고

고성을란 저만 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단서는 완연하되 사선은 어데 가니
예 사흘 머문후에 어데가 또 머물고
선유담 영낭호 거기나 가 있는가
청간정 만경대 몇 곳에 안돗던고

이화는 벌써 지고 접동새 슬피 울제
낙산 동반으로 의상대에 올라 앉아
일출만 보리라 밤중만 니러하니
상운이 지피는동 육룡이 버티는동

바다해 떠날제는 만국이 일위더니
천중의 티 뜨니 호발을 헤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처에 머물세라
시선은 어디 가고 해타만 남았나니

천지간 장한 기별 자세히도 할셔이고
사양 현산의 척축을 므니발와
우개지륜이 경포로 내려 가니
십리 빙환을 다리고 고쳐 다려

장송 울은 속에 슬카장 펴져시니
물결도 자도 잘사 모래를 혜리로다
고주해람하야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 너믄 곁에 대양이 거기로다

종용한다 이 기상 활원한다 저 경계
이도곤 갖은데 또 어디 있단말고
홍장고사를 헌사타 하리로다
강릉대도호 풍속이 좋을시고

절효정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비옥가봉이 이제도 있다 할다
진주관 죽서루 오십천 나린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한강의 목멱을 다히고져
왕정이 유한하고 풍경이 못 슬믜니
유회도 하도 할사 객수도 둘데 없다.
선사를 띄어내여 두우로 향하실까
선인을 찾으러 단혈에 머무실까

천근을 못내 보아 망양정에 오른 말이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
갓득 노한 고래 뉘라서 놀래관대
불거니 뿜거니 어지러이 구는지고

은산을 꺾어내어 육합에 나리는듯
오월장천에 백설은 무사일고
져근듯 밤이 들어 풍랑이 정하거늘
부상지척에 명월을 기다리니
서광 천장이 뵈는듯 숨는고야

주렴을 고쳐걷고 옥곌를 다시 쓸며
계명성 돋도록 곳초 앉아 바라보니
백련화 한 가지를 뉘라서 보내신고
이리 좋은 세계 남대되 다 뵈고져

유화주 가득 부어 달다려 묻는 말이
영웅은 어디가며 사선은 그 뉘러니 
아매나 만나 보아 옛 기별 묻자하니
선산 동해에 갈길이 머도멀사

송근 배어누어 풋잠을 을풋드니
꿈에 한 사람이 날더러 이른 말이
그대를 내 모르랴 상계에 진선이라
황성경 일자를 어찌 그릇 닐거두고
인간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다

저근듯 가지마오 이 술 한잔 먹어 보오
북두성 기울어 창해수 부어내여
저 먹고 날 먹여놀 서너 잔 거후로니
화풍습습하야 양액을 추혀 드니

구만리 장공에 저기면 날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사해에 고루 나눠
억만창생을 다 취케 만든후에
그제야 고쳐만나 또 한 잔 하쟛고야

말 지자 학을 타고 구공에 올라가니
공종 옥소소리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 보니
깊이를 모르거니 가 인들 어찌 알리
명월이 천산만낙에 아니 비친데 없다.   

 

 

1580년 조선 선조 13년 송강 정철이 45세에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여, 관동팔경과 해·내·외금강 등 절승지를 유람하며

읊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그 구상·문장이 한국 가사문학의 최고봉을 이루는 명작으로, 《송강가사》에 실려 있다.

대한민국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본문으로 다루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