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찬님 작품
오우가 / 고산 윤선도
서시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이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水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프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손 바위 뿐인가 하노라......石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에 뿌리 곧은 줄을 글로하여 아노라......松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竹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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