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鬢渾如雪, 交情總是雲. (여빈혼여설, 교정총시운)
艱危明物理. 寂寞見心源. (간위명물리, 적막견심원)
世遠言誰信. 蹤孤謗未分. (세원언수신, 종고방미분)
山花開又落. 江月自虧圓. (산화개우락, 강월자휴원)
- 龜峰 宋翼弼(구봉 송익필1534~1599)詩 “客中”
나그네 살쩍 온통 흰 눈과 같고, 사귐의 정 모두 다 구름인 것을,
시련속에 사물이치 분명해지고, 적막해야 마음 근원 드러난다네
세상 멀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외로운 자취 헐뜯음 분간 안 되네.
산꽃은 피었다간 다시 또 지고 강달은 둥글었다 이지러지네.
나그네 머리털 눈과 같이 뿌옇고, 정주며 사귄 친구 구름같이 사라졌네
어려움 겪고나니 세상눈 밝아지고, 적막해야 비로소 마음 근본 알게되네
세상은 멀리 있어 누구의 말을 믿을것이며, 헐뜯어봐야 외로움만 남는다네
산꽃은 피었다 다시 지고, 강물에 뜬달은 둥글었다 스스로 이즈러지는구나! .... yellowday
* 송익필(본관 여산, 1534-1599)은 조선 중기의 뛰어난 학자로, 사람들이 당대의 제갈공명이라 하였고 특히 양갓집
자제들과 많은 교류를 가졌다. 그러나 할머니가 노비 출신이었기 때문에 초시를 한 번 본 일 외에는 과거를 보지
못했으나, 아버지가 안처겸의 역모를 고변하여 공신에 올라 유복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학문에 전념할 수 있었다.
물론 천한 집안 출신이라 차별받기도 했다. 그는 친한 사람에게는 고관 대작이라도 자를 부르며 관을 부르지 않아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의 훌륭한 인품에 감복해 그를 따르게 되었다. 당시 홍가신이라는 대신 역시 구봉과
친하게 지냈는데, 홍가신의 아우는 “어떻게 양반 출신에 천민 출신인 자와 어울릴 수 있느냐.”며 교제를 끊을 것을 청했으나
구봉이 홍가신을 찾아오자 자신도 모르게 절을 하면서 맞았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그리고 율곡 이이 등과 친하게 지내며 성리학을 논했고, 김장생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정치 감각도 뛰어나 서인 세력의
막후로 군림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 아버지의 역모 고변이 조작임이 드러나 노비로 강등되었고, 이에 그는 산으로 들어가
숨어 살았다. 그러나 정여립의 난으로 인해 동인 세력이 몰락하자 지위를 되찾았으나 조헌의 상소와 관련되었다는 혐의를
받아 다시 유배되었고, 1593년 사면을 받긴 했지만 친구 집을 전전하면서 어렵게 지내다가 죽었다.
구봉 송익필은 시와 문장에 모두 뛰어나 이산해·최경창(崔慶昌)·백광훈(白光勳)·최립·이순신(李純臣)·윤탁연(尹卓然)·하응림(河應臨)
등과 함께 선조대의 8문가로 뽑혔으나 신분 때문에 어렵게 살았으니, 엄격한 신분제 사회가 원망스러워지기도 한다.
구봉이 고관들에게도 관을 부르지 않고 자를 부른 이유는 이러한 시대에 대한 단편적인 저항이었으리라. 한국콘텐츠진흥원
花慾開時方有色 (화욕개시방유색)
水成潭處却無聲 (수성담처각무성)
꽃은 필무렵이 제일곱 고
물은 못을 이루면 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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