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극단 공연 '개구리'의 출연진·스태프.
국립극단이 현실 정치와 이념 대결, 전·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연극을 공연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정적으로 묘사해 일각에서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다.
국립극단이 3일부터 공연 중인 '그리스 희극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 ‘개구리’는 연출가 박근형씨가 그리스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동명(同名) 희극의 뼈대를 가져다
한국 현실에 빗대 각색한 작품이다. 어느 신부(神父)와 동자승이 ‘한심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분’을 모시러 저승에 간다는 내용. ‘그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저승에서 신부와 동자승으로부터 ‘이승으로 내려가자’는 간청을 받은 ‘그분’은 “모든 게 운명이죠. 난 벌써 이곳 생활 5년째요”라며 거절한다.
“모든 게 운명”은 노 전 대통령의 유서(遺書)에 담긴 표현이고, 노 전 대통령은 만 4년 4개월 전인 2009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 ‘풍운’이란 남자가 등장해 자신이 이승으로 내려가고 싶다고 말한다. 검은 선글라스 차림의 풍운은 ‘수첩공주’의 아버지로 나온다.
그는 ‘딸의 작년 기말 시험 점수 조작’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향해 “부모 없이 혼자 산다고… 옛날 같으면 그냥 탱크로 확!” 등의 비난을 퍼붓는다.
‘그분’이 ‘풍운’을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당신은 피로 시작돼서 피로 끝난 인생이야. 그새 잊었는가, 왜놈들의 앞잡이가 되고파 손수 혈서를 쓰던 일을.
만주 벌판에서의 그 치욕적인 활동을!” 등의 표현도 나온다.
연출가 박씨는 편향성 논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잘못은 별로 안 떠올랐다. 어느 정도 정치적 편향성을 띤 거 맞다”며
“현재 권력을 가진 쪽을 신랄히 풍자하는 게 예술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12일 전했다.
국립극단 손진책 예술감독은 중앙일보에 “은유와 풍자보다 지나치게 직설화법이 많은 게 다소 유감이지만, 이런 연극을 현재 상황에서
국립극단이 만들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한국 사회가 건강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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