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 가본 國外

금강산 행기 1. (yellowday)

yellowday 2011. 3. 13. 22:46


                
              출발!
           

2001년 8/8  좋은 기회가 있어 금강산 구경을 가게 되었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부산 다대포 항에서 오후 2:30 출항하는 풍악호를 타고,
서서히 부산항을 뒤로 하며 미끄러지듯, 바닷물을 가르며 남해,동해를 지나 북으로 갔다.

해는 서서히 기울고, 마침내 38선을 지날 무렵 우린 간단한 소양교육을 받았다.
여행지에서 해선 안 될 행동과 말, 소지해선 안 될 물건등 일종의 정신교육이었다.

배안에는 즐길 수있는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스카이 라운지며 나이트 클럽, 가수도 출연하고, 오락실등,
거의 호텔 수준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몇몇 술 벗들과 간단히 한 잔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                      *               
강원도 고성 앞바다쯤 갔을때 드디어 일출이 시작 되었다.
모두들 잠들어 있는 사이 여행의 즐거움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일출을 보기 위해 배 갑판 위로 올라 갔다.

날씨가 좋았기에 해는 용암처럼 붉은 덩어리로 바로 앞 바다를 가르며 솟아 올랐다.
탄성을 지르도록 장관이었다. 크고 아름다웠다.
게으른 사람은 아마 못 보았을 것이다.

가시지 않는 일출의 감동을 조금씩 즐기며 갑판의 트랙을 몇 바퀴 돌았다.

드디어 북한 장전항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두들 선실에서 나와 환호를 질렀다.
우리를 태운 배는 항구에 조용히 닻을 내렸다.

북한 땅을 밟아 본다는건 꿈엔들 생각이나 했으랴.
합법적이긴 하지만 약간의 두근거림과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딛는 불안감이  스쳐갔다.

그래도 우린 적극 태연한척!
간단한 입국수속을 위해 출입국 관리소에  줄을 섰다.
와중에도 나는 북측 직원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굳을 대로 굳어 있어 이대로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장난끼가 순간 발동하는걸 느끼며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라고 인사를 건넸다. 설마 인사 하는데 잡아 가진 않겠지!

그랬더니 아래로 깔고 있던 눈을 위로 서서히 치켜 뜨는 것이었다.
그 이상의 표정은 더  짓지 않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입은 갱엿을 먹은듯 딱 붙어 있었다....2부에

                                                                                               10'4/30    yellow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