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 국보순례

[79] 백제 와당

yellowday 2011. 4. 5. 22:01

세계대백제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기와 특별전'(12월 3일까지)을 아주 흥미있게 보았다. 이 전시회에는 백제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와당들이 망라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 신라, 일본의 아스카시대, 중국의 남북조시대 와당들을 함께 비교 전시하여 각국의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한눈에 보여준다.

똑같은 연꽃무늬 수막새 와당(瓦當)인데 백제는 우아하고, 고구려는 굳세고, 신라는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일본 기와는 디자인이 깔끔하고, 중국 기와는 형태미가 듬직하다. 이것은 와당뿐만 아니라 삼국과 동아시아 미술 전반에 나타나는 미적 특징이기도 하다. 그것을 연꽃무늬 와당이라는 단일 주제로 놓고 보니 더욱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유익했다.

삼국시대 건축에 언제부터 기와지붕이 나타났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삼국사기' 고구려 미천왕(재위 300~331) 조를 보면 그는 어려서 신분을 감추고 수실촌의 한 부잣집에서 머슴살이를 했는데 이 집 주인이 아주 못되게 굴어 어떤 때는 개구리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못 잔다며 어린 미천왕에게 밤새도록 연못에 '깨진 기왓장'을 던지게 했다고 하니 그 이전부터 있었다.

아마도 원삼국시대 와질도기가 나타나는 1세기 무렵부터 기와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삼국 중 백제 기와가 단연 돋보인다. 백제는 장인(匠人)을 사회적으로 우대하여 기와 잘 굽는 와공(瓦工)을 와박사(瓦博士)라고 했다. 많은 와박사가 아스카시대 일본에 파견되었고 신라 황룡사 건축에 초빙된 백제의 아비지는 와박사를 대동하고 갔으니 신라와 일본 와당에 백제의 영향이 나타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는 15일에는 한·중·일 '현대 와박사'들이 모이는 '백제 와전(瓦塼)과 고대 동아시아의 문물교류'라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백제 와박사의 활약상은 여기서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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