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골총각 / 백석
어느 산골에 늙은 어미와 총각 아들 하나
가난하게 살았네.
집 뒤 높은 산엔 땅속도 깊이 고래 같은 기와집에
백년 묵은 오소리가 살고 있었네.
가난한 사람네 쌀을 빼앗고
힘 없는 사람네 옷을 빼앗아
오소리는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 갔네.
하루는 아들 총각 밭으로 일 나가며
뜰악에 널은 오조 멍석 늙은 어미 보라 했네
(어머니, 어머니, 오조 멍석 잘 보세요,
뒷산 오소리가 내려 올지 몰라요.)
그러자 얼마 안 가 아니나 다를까
뒷산 오소리 앙금앙금 내려왔네.
오소리는 대바람에 조 멍석에 오더니
이 귀 차고 저 귀 차고
멍석을 두루루 말아 냉큼 들어
등에 지고 가려고 했네.
조 멍석을 지키던 늙은 그 어미
죽을 애를 다 써 소리지르며
오소리를 붙들고 멱씨름했네.
그러나 아뿔싸 늙은 어미 힘 없어
오소리의 뒷발에 채여서 쓰러졌네............ '산골총각'의 일부입니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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