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총각 3. -백석
오소리는 수수 한 말 푹푹 되어 지더니만
사랑 앞 독연자로 재촉재촉 나가누나.
산골총각 3. -백석
오소리는 수수 한 말 푹푹 되어 지더니만사랑 앞 독연자로 재촉재촉 나가누나.
이때 바로 아들 총각 오소리께 달려들어
통 배지개 들어 거꾸로 메쳤네
그러자 오소리는 콩하고 곤두박혀
네 다리 쭉 펴며 피두룩 죽고 말았네
가난한 사람네 쌀을 빼앗고
힘 없는 사람네 옷을 빼앗아
땅속에 고래 같은 기와집 짓고,
잘 입고 잘 먹던 백 년 묵은 오소리,
이렇게 하여 죽고 말았네.
그러자 아들 총각 이 산골 저 산골에
널리널리 소문났네―
백년 묵은 오소리 둘러 메쳐 죽였으니
쌀 빼앗긴 사람 쌀 찾아가고,
옷 빼앗긴 사람 옷 찾아가라고.
그리고 땅속 깊이 고래 같은 기와집은
땅 위로 헐어내다 여러 채 집을 짓고
집 없는 사람들께 들어 살게 하였네.
이리하여 어느 산골 가난한 총각 하나,
오소리 성화 받던 이 산골, 저 산골을
평안히 마음놓고 잘들 살게 하였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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