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열풍이 불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아기옷, 유기농 생리대까지 ‘유기농’ 프리미엄이라도 붙은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 유기농 인증마크가 생겼다. 미국에서도 2년 새 12%가 성장했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유기농 식품은 섭취 효과가 없다’는 요지의 논문을 발표해 논란이 됐다.
먼저 ‘유기농’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유기농의 ‘유기(有機)’는 ‘순환한다’는 뜻이다. 씨앗이 나무가 되고 열매가 거름이 되듯이 ‘틀(機)이 있어서(有) 자연 안에서 돌고 도는 것’이다. 따라서 유기농법은 순환하지 않는 건 쓰지 않는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는 건 그 때문이다. 화학 제품은 인간의 몸과 대지의 몸인 땅에 축적될 뿐 흘러가거나 분해되지 않는다. 대신 유기농 제품은 유기농이 아닌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유기농 식품은 심은 대로 거두는 반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쓴 식품은 투자 대비 생산량이 많기 때문이다.
유기농의 효과, 어떻게 측정해야 하나
얼마 전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유기농 식품에 대한 연구 발표를 내놓았다. ‘유기농 식품은 섭취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연구였다. 연구팀은 1966년부터 2011년까지 45년간 작성된 237개 논문을 4년간 분석해 ‘유기농 식품이 일반 식품에 비해 영양가가 높다는 증거는 없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이를 보도했고, 우리나라 언론도 이를 보도해 화제가 됐다.
연구팀이 낸 논문을 보면 유기농 과일과 채소의 경우, 비타민C를 비롯한 주요 성분에 있어서 일반 농산물과 별 차이가 없었다. 영양 성분은 농약 사용 여부보다는 성숙도와 관련이 깊었다. 잘 익은 일반 과일이 덜 익은 유기농 과일보다 더 많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는 이 내용을 유기농 식품이 건강한 삶을 위한 선택인지, 과다 지출을 유발하는 마케팅 도구에 불과한지 논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끝맺었다.
유기농 열풍은 미국에서도 거세다. 미국의 유기농산물 시장은 2010년에 비해 12%나 성장했으며, 규모도 124억 달러에 이른다. 육류, 의류, 생활용품 등에 유기농 열풍이 번져가는 만큼, 유기농의 허와 실에 대해 점검해볼 시점에 이르렀다. 그런 점에서 스탠퍼드 연구팀의 발표는 의미가 깊다. 다만, 그 연구의 절차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잘 익은 일반 과일과 덜 익은 유기농 과일을 비교해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것은 공정하지 않을뿐더러 유기농법의 본질과도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이다. 유기농 옹호론자들은 유기농이 중요한 이유는 영양 성분을 첨가해서가 아니라 유해 성분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며 스탠퍼드의 연구를 반박했다.
영양 성분만큼 중요한 것이 몸속에 남는 중금속의 양
논문에 따르면 유기농 산물에서는 7%의 잔류농약이, 일반 식품에서는 38%의 잔류농약이 나타났다. 또 유기농 식품을 먹는 아이의 소변에서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더 적은 양의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일반 식품에서 나온 잔류농약이 기준치 이하였다는 점을 강조했고, 미국 환경보호국도 기준치 이하 농약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있다. 논문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일반 식품에는 유기농에 버금가는 영양 성분이 들어있다. 잔류농약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유기농 옹호론자들은 의견이 다르다. 잔류농약 속 중금속은 그 양이 아무리 미미하다고 해도 훗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것. 혹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아토피나 ADHD 등의 증후군이 화학약품에 노출된 빈도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친환경 유기농·도농 직거래 단체인 ‘한살림’은 ‘유기농의 효용’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 이런 입장을 취했다.
“유기농의 가치는 당장 영양가가 있는가 없는가에 국한되지 않는다. 농사를 짓는 사람, 짓는 땅, 먹는 사람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단순히 수치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한살림 역시 경북대 의대팀과 함께 유기농 식품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연구방법은 달랐다. 54일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유기농 먹거리로 식단을 바꾸었다. 그 결과, 아이들의 비만도와 지방도가 12~36%가량 감소했다.
“유기농 제품이 더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수입 작물에 비해 가격 변동도 적고요. 특히 이번 태풍 이후 유기농 제품이 오히려 더 저렴한 역전 현상도 있었습니다.”
유기농 식품의 경우는 생협 등을 통해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가격을 미리 약정해놓기 때문에 시중 시세에 따라 변동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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