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자살시키는 '나노 스위치' 세계 첫 개발
연세대 연구진 동물실험 확인
자석 갖다 대면 자살 신호, 항암제와 달리 부작용 없어
- ▲ 제브라 피시에서 나노 스위치를 작동시키면(오른쪽) 암세포들이 죽어 없어져 꼬리 부분이 휜다. /연세대 제공
연세대 천진우 교수(화학과)와 신전수·박승우 교수(의대) 공동 연구진은 7일 "자성(磁性)을 띤 나노 스위치로 암세포의 자살 신호를 원하는 시간에 특정 부위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방법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며 "향후 인체용으로 개발되면 암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 스위치는 지름이 1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인 산화철 재질의 구형(球形) 입자다. 자석을 갖다 대면 N극과 S극이 생겨 서로 달라붙는다. 암세포 내부에는 자살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단백질들이 근접할 때만 세포 자살 신호가 작동한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에 착 달라붙는 항체를 나노 스위치 표면에 부착한 뒤, 암에 걸린 열대어 '제브라 피시'에 나노 스위치를 주사해 효능을 확인했다.
천 교수는 "특히 외부에서 자석으로 자기장을 걸어줄 때만 작동하기 때문에 원하는 부위와 시간에 맞춰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혈관 생성이나 면역반응 등 다양한 세포 활동도 나노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스' 인터넷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