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古詩 漢詩

옛시조:길재, 원천석, 정도전, 황희, 이직, 맹사성, 변계량

yellowday 2011. 3. 27. 09:30

 

길재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참고>

도읍지------고려왕조의 서울이던 개성
필마---------한 필의 말
의구하되-----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건만
인걸---------매우 뛰어난 인재
어즈버-------아, 슬프다.는 뜻으로 시조 종장의 첫 마디에 흔히 쓰이던 말.
태평연월-----태평스런 세월.

길재 1353 - 1419

고려 말의 한학자
호는 아은

1388년 성균관 박사가 되어 제자들을 가르쳤다.

조선이 건국되자 태상 박사가 되었으나 신하로서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고 하여 거절하고 낙향하여
후진 양성에 전력을 다하였다.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과 함께
고려 말 3 은의 한 사람이다.

저서로 <아은집> 등이 있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 년 왕 없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 겨워 하노라

참고>
유수하니-----운수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만월대--------고려 왕실의 궁터
추초----------가을철의 풀
왕업----------고려는 918 -1392까지 474년간 왕업을 누림.
목적----------목동이 부는 피리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던고
굽을 절이면 눈 속에 푸를소냐
아마도 세한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참고>

세한고절------추운 겨울에도 변하지 않는 높은 절개.

원천석 1330 - ?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학자.
호는 운곡

고려 말의 혼란한 정치에 환멸을 느껴 치악산에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이색 등과 교유하였다

조선 태종이 된 이방원을 가르친 적이 있어
태종이 즉위하면서부터 여러 차례 벼슬을 내렸으나
끝내 응하지 않았다.


정도전 1342 - 1398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문신으로 조선 건국의 공신.
호는 삼봉

젊어서부터 학문을 좋아하여 이색의 문하에서 수학
성균관 태상 박사가 되었다.

1397년 한양 천도 때 궁궐의 위치를 정하고
궁과 문의 이름을 정하였다

승유억불을 국시로 내세워
유학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저서로
<경제육전> <조선 경국전> <고려사절요>
<삼봉집> 등이 있다.


선인교 나린 물이 자하동에 흐르니
반천년 왕없이 물소래 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을 물어 무삼 하리요

참고>

선인교-----개성 자하동에 있는 다리
자하동-----송악산 기슭에 있는 경치 좋은 골짜기
물소래-----물소리
고국흥망---고려가 흥하고 망하는 일
무삼--------무엇


황희 1363 - 1452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문신.
호는 방촌.

고려 왕조가 망하자 은둔하였으나
이성계의 간청에 못이겨 벼슬길에 올라 여러 관직을 지냄.

예법의 개정.
농사법 개량.
외교와 문물 제도의 정비.
집현전을 중심으로 한 문물의 진흥 등에 힘써
조선 왕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재상으로 추앙 받았다.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듣들으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
술 익자 체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참고>

듣들으며-----떨어지며
내리는고-----기어다니는가

논에서 벼를 베고 날 즈음이면 게가 돌아다니는데
이 때 게가 가장 맛이 좋다.
어이리-------술을 안 먹을 수 없구나

이직 1362 - 1431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문신.
호는 형재

1400년 왕자의 난 때 이방원을 도와 좌영 공신의 자리에 오름.
1403년에는 주자소를 설치하여 동활자인 계미자를 만들었다.
그 뒤에 좌의정과 우의정에 올라 선정을 펼쳤다.
저서로는 <형재 시집> 등이 있다.

가마귀 검더허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짐승은 네야 그것인가 하노라
참고>
네야 ---너야말로

맹사성 1360 - 1438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문신.
호는 고불

1407년 한성 부윤
1408년 대사헌을 지냄.

한 때 부마 조대림 국문 사건으로 유배되었으나 다시 기용되어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냈다.

성품이 청렴하여 벼슬이 올랐을 때도 가난하게 살았으며
늘, 소를 타고 출입하였다.

강호사시가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교 계변에 금린어 안주 삼고
이 몸이 한가하옴도 역군은이샷다
참고>
강호---------------자연. 강과 호수가 있는 곳
탁교---------------막걸리
계변---------------시냇가
금린어-------------아름다운 물고기
역군은이샷다------역시 임금의 은혜로다

강호에 여름이 드니 초당에 일이 없다
유신한 강파는 보내느니 바람이라
이몸이 서늘하옴도 역군은이샷다

참고
초당-------짚으로 지붕을 이은 조그만 별채
유신-------믿음성이 있는
강파-------강의 물결

강호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지거다
소정에 그물 싣고 흘리 띄워 더져 두고
이 몸이 소일하옴도 역군은이샷다
참고>
살지거다--------살이 올라 있다
소정-------------작은 배
흘리 띄워--------물결 따라 흐르게 띄워
더져 두고-------던져 두고
소일-------------어떤 일에 마음을 붙여 세월을 보냄.

강호에 겨울이 드니 눈 깊이 자이 남다
삿갓 비끼 쓰고 누역을 옷을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님도 역군은이샷다
참고>
자이남다-------한 자가 더 된다
비끼------------비스듬히
누역------------도롱이. 띠 따위로 엮어 걸치던 옛날 비옷의 하나.
칩지 아님-------춥지 않음

변계량 1369 - 1430

조선 태종 때의 학자 호는 춘정

정몽주 이색 등에게서 글을 배웠으며
태종 때에 대제학을 지냈다.

시문에도 뛰어나 많은 작품을 남겼다.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 아녀든 좇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생긴대로 하리라

참고>
내해--------나 하기에
의 아녀든---옳은 일이 아니거든
좇지---------따르지
천성---------타고난 성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