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정철한시전집
金注秀 譯
- 서문 -
나는 송강의 한글 작품에 매료되어 송강의 한시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송강의 시조와 가사는 천년의 獨步라 할 수 있으리만큼 뛰어나다. 그런 그의 시적 재주와 흥취를 우리는 한글작품 뿐 아니라 한시 작품에서도 함께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비단 송강의 문학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전문학은 한문과 한글- 이 두가지 언어 체계로 이루어진 문학이다. 싫던 좋던 우리는 반드시 이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만을 중시한다면 그것은 한쪽을 잃어버린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종래의 국문학에서는 한문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듯 하다. 그것은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그 결과는 엄청난 양의 민족의 고귀한 문화유산을 먼지가 되게 하는 길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 하였거늘 우리가 어찌 스스로, 우리의 미래에 있어 더 없이 소중한 아름다운 토양을 버릴 것인가. 우리는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그 토양에서 다시 찬란한 열매와 꽃을 피워 내야한다. 뿌리를 잘라 내고 커다란 번영을 꿈꾸는 것은 자신의 몸을 자르고서 스스로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 글은 되도록 원문 이해에 중점을 두고 번역하였다. 그것은 번역문을 어디까지나 원문으로 다가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시의 운치는 애초에 한글 번역이 불가능한 글이다. 독자들은 더 더욱 원문 중심으로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또한 처음 마음처럼 잘 되지는 않았지만 번역함에 있어 다양한 어조를 살리기 위해 송강의 한글작품과 용비어천가에서부터 김영랑, 윤동주에 이르기 까지 두루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이 글은 애초에 국역송강집이 없었다면 시작도 할 수 없었던 글이다. 초역자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많은 시간 지극한 애정으로 가름침을 베풀어 주신 정경주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결코 마무리를 짓지 못하였을 것이다. ─부끄러움으로 말문마저 막힌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이 글을 감히 세상에 보이는 것은 나의 욕심이거나 우둔함일지도 모른다. 나는 江湖諸賢의 꾸지람을 기다리며 나의 이 글이 세상에 죄가 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2000. 9. 9 김주수 씀.
1.秋日作 가을날 짓다
山雨夜鳴竹 산에 밤비가 댓잎에 울고
草虫秋近床 풀벌레는 가을이라 침상 가까이에 있네.
流年那可駐 흐르는 세월을 어찌 머물게 하리
白髮不禁長 백발이 자람을 금할 수 없나니.
2. 平湖堂 二首 평호당 2수
宇宙殘生在 우주에 남은 쇠잔한 인생이여
江湖白髮多 강호에 백발만 많아라.
明時休痛哭 밝은 때라 통곡도 못하고서
醉後一長歌 취한 후에 길게 노래나 하노라.
3.
遠岫頻晴雨 먼 산자락 자주 개었다 흐렸다 하니
漁村乍有無 어촌이 잠깐 있었다 없었다 하네.
孤舟一片月 외론 배에 한 조각 달만이
萬里照平湖 만리의 평호를 비추나니.
4. 別退陶先生 퇴계선생과 이별하며
追到廣陵上 뒷쫓아 광릉에 이르렀거늘
仙舟已杳冥 仙舟는 이미 떠나 아득하고나.
秋風滿江思 가을바람 이는 강가에 그리움만 가득하나니
斜時獨登亭 지는 해에 홀로 정자에 올라라.
5. 祝堯樓 축요루
去國一千里 나라 떠난 천리 밖,
天涯又見秋 하늘 끝에서 또 가을을 대하네.
孤臣已白髮 외로운 신하는 이미 백발이 되나니
獨上祝堯樓 홀-로 축요루에 올라라.
6. 滌襟軒雜詠 三首 척금헌잡영 3수
冠岳晴雲 관악의 개인 구름
何物得長生 어떤 物이 오래도록 한가할까
浮雲亦多事 뜬구름 역시 일이 많나니
飛揚遠水邊 먼 물가에서 날아올랐다가
起滅長空裏 긴 하늘 속으로 일었다 사라지노라.
7.
平郊牧笛 평교 목동의 피리소리
人間足是非 인간에는 시비가 많아서
世上多憂喜 세상에는 기쁨과 근심도 많아라.
牛背笛聲人 소등에 피리 부는 이여
天遊吾與爾 天遊는 그대와 나 뿐이네.
1. 天遊: 자연을 벗하여 사물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움.
8.
前江漁唱 앞 강 어부의 노래
歌起蓼花灣 여뀌꽃 물굽이에 노래소리 일고
江童理漁罩 강촌의 아이는 가리를 손질하네.
幽人初罷眠 묻혀 사는 이 막 잠에서 깨니
落月隨歸棹 돌아오는 배 따라 달도 지어라.
9. 棲霞堂雜詠 四首 서하당잡영 4수
松窓 송창
倦客初驚睡 게으른 객이 갓 놀라 깨어
中宵獨倚窓 한밤에 홀로 창가에 기대니
無端萬壑雨 무단히 만 골짝에 비가 내려
十里度前江 십리 앞 강을 지나네.
10.
書架 서가
仙家靑玉案 仙家에 청옥 책상
案上白雲篇 그 위에 ‘백운편’
盥水焚香讀 손 씻어 향 사르고 읽으니
松陰竹影前 솔 그늘에 대 그림자 앞에 어울려!
11.
琴軒 금헌
君有一張琴 그대에게 한 장 거문고 있어
聲希是大音 소리가 세상에 드문 대음일세.
大音知者少 대음을 알아주는 이 적어서
彈向白雲深 흰구름 깊은 곳에서나 타시는가.
12.
藥圃 약포
造化生生意 조화옹의 낳고 낳는 뜻을
春天一雨餘 봄 하늘 한 줄기 비 뿌린 후에 알겠네.
從來有道骨 지금껏 도골은 있어 왔나니
不必養生書 양생서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네.
13. 息影亭雜詠 十首 식영정잡영 십수
蒼溪白石 푸른 시냇가 하얀 돌
細熨長長練 곱게 다린 긴긴 물결(베)
平鋪瀁瀁銀 반드럽게 깔린 찰랑이는 은결
遇風時吼峽 바람을 만날 때면 골짝일 울리고
得雨夜驚人 비를 얻은 밤이면 사람을 놀래키네.
注) 식영정은 김성원이 스승 임억령을 위해 1560년에 지은 정자이다. 전라남도 담양군에 있으며,
식영정잡영 십수는 정철이 스승 임억령의 시에 차운한 시이다. 練은 물결의 비유다.
14.
水檻觀魚 물우리에 고기를 보다
欲識魚之樂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고 싶어서
終朝俯石灘 아침이 다하도록 돌여울을 들여다 보았네.
吾閒人盡羨 나의 한가로움을 모두들 부러워하지만
猶不及魚閒 오히려 물고기의 한가로움엔 못 미친다네.
15.
陽坡種瓜 陽坡에 오이를 심다
身藏子眞谷 자신곡에 몸을 숨기고
手理邵平瓜 소평의 오이를 심어라.
雨裏時巡圃 비 속에서도 채마밭 돌고서
閒來着短簑 짧은 도롱이 쓰고 한가하게 돌아온다네.
注) 1. 자진곡: 漢나라시대의 도인 鄭子眞이 谷口에 살던 것을 이름. 이후로 정씨의 범칭.
2. 소평: 秦나라 東陵候였던 소평은 나라가 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장안성 동쪽에 오이를 심고 살았다 한다.
16.
環碧龍湫 푸름 두른(環碧堂) 용추
危亭俯凝湛 높은 정자에서 물 굽어보나니
一上似登船 한 번 올라보면 배에 오른 듯
未必有神物 꼭 신물(용)이야 있으랴만
肅然無夜眠 숙연하여 잠 못 이루네.
注) 凝湛: 물이 괴어 깊고 맑음. 혹은 마음이 맑고 잔잔함을 비유
17.
松潭泛舟 송담에 뜬 배
舟繫古松下 오래된 소나무 밑에 배 매어 놓고
客登寒雨磯 객이 치운 비 내리는 물가를 오르네.
水風醒酒入 물가 바람은 술을 깨우고
沙鳥近人飛 모랫가 새는 사람 곁으로 날으네.
18.
石亭納凉 석정에서 서늘함을 즐기다
萬古蒼苔石 만고에 푸른 이끼 앉은 돌
山翁作臥床 산 늙은이의 臥床이 되었나니
長松不受暑 큰 소나무라 더위도 받지 않고
虛壑自生凉 빈 골짝에 서늘한 기운 절로 솟네.
19.
平郊牧笛 평교의 목적소리
飯牛烟草中 이내 낀 풀밭에서 소 먹이고서
弄笛斜陽裏 석양 속에 피리를 부나니
野調不成腔 시골 노래라 가락이야 맞진 않지만
淸音自應指 맑은 소리 절로 손가락에 응하네.
注) 腔곡조(가락)강
20.
斷橋歸僧 단교에서 돌아오는 승
翳翳林鴉集 어둑어둑 숲에 까마귀 모이고
亭亭峽日曛 亭亭한 골짜기도 어스레한데
歸僧九節杖 구절장 지고서 돌아오는 저 스님
遙帶萬山雲 멀리서 만산의 구름을 둘렀네.
注) 翳翳: 환하지 아니한 모양. 해가 질 무렵의 어스레한 모양.
亭亭: 아름다운 모양. 예쁜 모양. 혹은 우뚝 솟은 모양.
21.
白沙水鴨 흰 모래 위에 조는 오리
風搖羽不整 바람이 흔드니 깃이 너울너울
日照色增姸 햇살 비추어 색 더욱 곱구나.
纔罷水中浴 물 속에 목욕 금방 끝내곤
偶成沙上眠 어느새(우연히) 모래 위에서 조나니
注) 纔罷: 마치자 마자
22.
仙遊洞 선유동
何年海上仙 어느 해에 바다 위 신선께서
棲此雲山裏 이 구름 산 속에 깃드셨나.
怊悵撫遺蹤 유적(遺跡)을 어루만지며 슬퍼하고야
白頭門下士 흰 머리 문하의 선비가.
注) 海上仙은 스승 임억령을 말한다.
23. 飜曲題霞堂碧梧 번곡을 서하당 벽오동나무에 쓰다
樓外碧梧樹 다락 밖에 벽오동 나무 있건만
鳳兮何不來 봉황새는 어찌 아니 오는가.
無心一片月 무심한 한 조각 달만이
中夜獨徘徊 한밤에 홀로 서성이누나.
24. 遙寄霞堂主人 金公成遠 멀리 서하당 주인에게 부치다 김성원공
骨肉爲行路 골육간에도 길을 달리하고,
親朋惑越秦 친한 벗도 혹은 앙숙이 되나니
交情保白首 사귀여 늙도록 지키기는
海內獨斯人 천지에 그대 하나 뿐이네.
1. 爲行路: 서로 길을 떠난다는 뜻. 2. 越秦: 월나라와 진나라 서로 원수지간을 뜻함.
25.贈金君瑛 二首 김군 영에게 주다 2수
積雪留歸客 쌓인 눈이 돌아가는 객을 붙드니
松黃煖夜杯 관솔불 피워 밤에 술 데우네.
十年如逝水 십년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고야
逝水不重來 흘러간 물은 다시 오지 않나니.
26.
步武辭靑������ 궁궐을 하직하고 나와
茅茨對碧山 모옥에서 청산과 마주하네.
行藏醉醒裏 취했다 깼다하는 그 속에 모습 감췄나니
蹤跡是非間 종적이야 시비 속에 두고서.
注) 1. 步武: 걸음걸이. 보는 6척 무는 그 절반 2. 靑������: 궁궐의 문. 漢나라 때
궁문에 쇠사슬을 같은 모양을 새기고 푸른 칠을 했음을 이름.
27. 宿松江亭舍 三首 송강정사에 다면서 3수
借名三十載 삼십년을 이름만 빌렸으니
非主亦非賓 주인도 아니요 객도 이니지.
茅茨纔盖屋 띠풀로 겨우 지붕이나 이고서
復作北歸人 다시 북으로 가는 사람일 뿐.
28.
主人客共到 주인과 객이 함께 도착할 때엔
暮角驚沙鷗 저물녘 沙鷗가 놀래이더니
沙鷗送主客 (지금은) 주객을 전송하고자
還下水中洲 도리어 물가 모래톱으로 내려오고나.
29.
明月在空庭 빈 뜰에 달은 밝은데
主人何處去 주인은 어디를 갔을까.
落葉掩柴門 낙엽은 사립문을 가리고
風松夜深語 바람과 솔이 밤 깊도록 이야기 하네.
30. 懷河西 하서를 그리며
東方無出處 동방엔 출처 없더니
獨有湛齋翁 유독 담재옹이 있었네.
年年七月日 해마다 7월 7석이면
痛哭萬山中 만산에 통곡하노라.
河西一號湛齋,每値仁廟諱辰前期,携酒入山醉後號哭無節云 하서의 별호는 담재이다. 매번 인묘 忌日을 맞으면
술을 가지고 산으로 들어가 취한 후에 통곡하여 절제을 잃었다 한다.
注) 出處: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일
31. 訪重興寺 중흥사를 방문하고서
一別中興寺 중흥사 한 번 이별한 후
悠悠二十年 아득히 20년이나 지났구나.
靑山猶舊色 청산은 옛 빛깔 그대론데
白髮已蕭然 백발은 이미 쓸쓸만 하네.
32. 題三角山龕 삼각산 감에 쓰다
寺在三峰外 세 봉우리 밖에 절이 있어
懸崖第幾層 매달린 낭떠러지는 몇 층인고.
山中正積雪 산중이라 그대로 눈은 쌓이고
盡日不逢僧 종일토록 스님을 못 만났나니.
33. 逢僧寄栗谷 스님을 만나 율곡에게 부치다
折取葛山葵 갈산에서 아욱 꺾어
逢僧寄西海 스님 만나 서해로 부치네.
西海路漫漫 서해 길은 멀고 아득하니
能無顔色改 안색이나 고치지 마시길.
34. 紫竹杖送牛溪 자죽장을 우계에게 부내다
梁園紫竹杖 양원의 자주빛 대지방이
寄與牛溪翁 우계옹에게 부치노라.
持此向何處 이걸 가지고 어디로 가냐면
破山雲水中 파산의 저 운수 속으로...
35. 寓居東郊主人不在 동교에 우거하는데 주인이 없네
古木棲寒鵲 고목에 쓸쓸히 까치는 깃들고
空堂無主人 집은 비어 주인은 없구나.
東村老桃發 동녘 마을에 늦봉숭아꽃 피었으니
又送一年春 또 한 해의 봄을 보내는구나.
36. 洛下逢金希閔克孝書贈 서울에서 김희민(극효)을 만나 써서 주다
土窟留連飮 토굴에서 머물며 술마시던 일
于今十一年 벌써 11년이나 되었네.
容顔各衰換 얼굴이야 서로 다 쇠하였지만
懷抱尙依然 회포야 오히려 의연하고나.
37. 去國 나라를 떠나와서
去國魂頻逝 나라를 떠나왔지만 혼이야 자주 가나니
傷時鬢已秋 때를 슬퍼하여 귀밑머리 이미 세었네.
終南一千里 종남산 일천리의
歸夢幾時休 돌아가는 꿈 어느 때에 쉬려나.
38. 竹林家對月 대나무숲 집에서 달을 대하며
舊歲靑天月 지난해엔 靑天에 저 달을
迎之白玉堂 백옥당에서 맞았더니
如何東嶺影 (오늘은) 어찌하여 동령에 달 그림자
照此竹林觴 줄림의 술잔 속에 비추나뇨.
39. 楓嶽道中遇僧 금강산 길에서 중을 만나다
前途有好事 앞 길에 좋은 일이 있는가,
僧出白雲間 스님이 흰 구름 새를 나가네.
萬二千峯樹 일만 이천봉에 나무는
秋來葉葉丹 가을되어 잎잎마다 단풍지나니.
40. 江亭 강가 정자
日夕江風起 해질 무렵 강바람 이노니
波濤自擊撞 파도야 절로 치누나.
山翁睡初罷 산 늙은이 잠에서 갓 깨어
忽忽倚虛窓 멍하니 빈 창에 기대었고야.
41. 絶句 절구
嶺海無消息 영해엔 소식도 없는데
風塵有是非 풍진(속세)엔 시비만 있어라.
一生長作客 한 생을 길이 객이나 되려니
萬事獨關扉 만사를 버리고서 홀로 문 잠그네.
注) 嶺海: 湖南, 湖北의 兩省. 모두 五嶺의 남쪽에 있어 바다와 가까우므로 이름.
42. 月夜 달밤
隨雲度重嶺 구름 따라 여러 고개를 넘어
伴月宿虛簷 달 벗하고 빈집에서 잤지요.
晨起解舟去 새벽에 일어나 배 풀어 떠나니
麻衣淸露霑 베옷에 맑은 이슬이 젖지요.
43. 題雪梅詩卷 설매의 시권에 쓰다
片片窮簷雪 조각조각 처마에 눈은 쌓이고
刀刀萬壑風 윙-윙 만 골짝에 바람은 이는데
僧來無一語 스님은 와서 말 한마디 없고
燈火五更中 등불만 오경중에 빛나고야.
44. 統軍亭 통군정
我欲過江去 내 이 강을 건너가서
直登松鶻山 곧바로 송골산에 올라
西招華表鶴 서으로 화표학 불러다가
相與戱雲間 구름 사이에서 함께 노닐고져.
注) 1.華表鶴: 漢나라 사람 丁令威는 太霄觀의 道士로 후에 학이 되어 華表柱에 날아앉아 말하기를
‘有鳥有鳥丁令威 去家千年今始歸 城郭如古人民非 何不學仙塚累累’라 하였다.
2. 통군정: 평안도 의주에 있는 정자. 서북쪽 국경의 거점이었던 의주성의 군사 지휘처로 쓰였음.
45. 靈泉窟 영천굴
萬古靈泉窟 만고에 영천굴은
三天小洞門 삼천에 소동문이라
窓前巢翡翠 창문 앞에 비취색 둥지 있고
簷際宿歸雲 처마 끝엔 구름도 잤다가 가네.
46. 萬師臺 만사대
南溪沐余髮 남쪽 시냇가에 내 머리 감고서
更上萬師臺 다시금 만사대에 오르네.
服食從渠住 복식이야 渠住를 따르지만
時看羽客來 때때로 신선 오심을 본다네.
注) 羽客: 날개가 달린 신선.
47. 金剛山雜詠 금강산 장영
穴網峯前寺 혈망봉 앞에 절이 있어
寒流對石門 치운 물이 석문이랑 대하고 있네.
秋風一聲笛 가을 바람 속에 피리 소리 하나가
吹破萬山雲 만산의 구름을 뚫나니.
48. 題山僧軸 산승의 시축에 쓰다
曆日僧何識 역일이야 산승이 어찌 알리요
山花記四時 산 꽃으로 四時를 아나니
時於碧雲裏 때때로 푸른 구름 속에서
桐葉坐題詩 오동잎에 앉아 시를 쓴다네.
49. 示李敬賓 二首 이경빈에게 보이다 2수
溪寒敬賢院 찬 시냇가 경현원에
月近喚仙亭 달 가까운 喚仙亭이라.
釣罷携餘興 낚시 파하고 남은 흥 가시고서
沙頭有玉甁 모랫가에서 옥병(술)을 마시네.
50.
小築臨溪上 시냇가에 조그만 집을 짓고
幽懷寄竹林 그윽한 회포 죽림에 부치노라.
淸風夜半起 맑은 바람 밤중에 이노니
草屋奏鳴琴 초옥에서 거문고 타서 울리네.
51.聯句 연구
秋雲低薄暮 가을 구름은 저물녘 나직도 한데
別意醉中生河西 이별의 정은 취중에 이네.(하서)
前路崎嶇甚 갈 길은 기구하기만 하니
相留多少情 서로 머물고 싶은 다소의 정이여.(정철)
1. 相留: 서로 머물고 싶어함.
52. 卽事 즉사
萬竹鳴寒雨 萬竹에 추운 비가 울고
迢迢江漢心 멀리 멀리 江漢의 마음
幽人自多事 묻혀 사는이 스스로 일도 많아
中夜獨橫琴 밤중에 홀로 거문고 탄다네.
53. 村居雜興 시골에서의 흥
年年禾滿野 해마다 벼는 들에 가득하고
處處酒盈蒭 곳곳마다 술은 항에 출렁이네.
肯泣楊朱路 양주처럼 길에서 우올까
寧悲宋玉秋 아니면 송옥의 가을을 슬퍼할까.
1. 楊朱泣崎: 양주가 갈림길에서 울었다는 고사. 淮南子說林에 ‘楊子見岐路而哭之爲其可以南可以北’이라 하였다.
2. 宋玉: 楚나라 사람으로 일찍이 悲秋賦을 이었음. 3. 蒭는 꼴을 뜻함. 술을 그르기 때문에 술단지를 이름.
54. 竹樓聯句 죽루에서의 연구
卜夜開情飮 밤을 가려 정으로 술 마시니
靑燈暎竹樓而順 푸른 등불은 竹樓에 비추누나. 이순(고경명의 자)
醉歌如有助 醉歌에 신명이 도우는 듯
高處碧雲留 높은 곳에 푸른 구름 머무는고야.
55. 大岾逢崔希稷棄 二首 대점에서 최기(희직)를 만나다 2수
山村酒初熟 산촌에 술이 갓 익자
千里故人來 천리에서 벗이 왔네.
寸心論未盡 寸心을 다 노하기도 전에
庭樹夕陽催 뜰에 나무는 석양을 재촉하나니.
56.
久病交遊廢 병이 오래여 벗과 사귐도 폐하고
柴門風雪撞 사립문엔 풍설만 치더니...
山家有盛事 山家에도 좋은 일 있어
歲晩酒盈缸 歲暮라 항아리에 술이 가득하여라.
57. 萬日寺獨坐 만일사에 홀로 앉아서
有客身多病 나그네 몸에 병도 많아
棲棲湖海間 湖海 사이에 허둥되나니
蒼茫北歸意 북으로 돌아갈 뜻은 아득하기만 한데
風雨滿空山 풍우는 산에 가득하고야.
注) 棲棲: 바쁘고 안정되지 아니한 모양.
58. 贈成重任輅 성중임(로)에게 주다
勝日携笻出 날씨 좋아 지팡이 지고 나왔지
非關問酒旗 술집을 찾으려던 건 아니었네.
偶然閒問答 우연히 한가하게 문답하나니
多事杏花時 살구꽃 한-창 때로세.
59. 出城 성을 나오다
安危去國日 安危로 인해 나라를 떠나는 날
風雨出城人 비바람 속에 성을 나왔네.
離思如春草 이별의 생각은 봄풀 같나니
江南處處新 江南의 곳곳마다 새롭구나.
60. 將適鷗浦舟中有作 장차 구포로 가려는 배에서 짓다
岸樹依依立 언덕에 나무는 무성히도 섰고
江波渺渺平 강 물결은 아득히도 반드럽고야.
平生素輕別 평생에 늘 이별을 가벼히 여겼더니
於此轉多情 오늘에사 더욱 정만 이누나.(많구나)
1. 依依:무성한 모양. 素는 평소.
61. 江亭對酒次柳郞中拱辰韻 강정에서 술을 대하며 유낭중(공신) 운에 차하다
調元手拙手 나라 삶림은 비록 졸렬하지만
把酒卽眞人 술 지면 바로 진인이라.
富貴今猶在 부귀야 아직도 남았나니
江天萬柳春 강천엔 만버들에 봄이구나.
1. 調元手: 조정에서 정치함을 이름. 정승의 비유.
62. 宜月亭 二首 의월정 2수
白嶽連天起 白嶽은 하늘에 다아 일어나고
城川入海遙 城의 냇물은 바다로 들어 아득하나니
年年芳草路 해마다 향기로운 풀길을 따라
人度夕陽橋 사람들이 석양의 다리를 지나네.
63.
夕霏生睥睨 저녁 안개 담 위에 솟고
春酒滿觥船 봄 술은 큰 술잔에 가득하네.
烽火休轉警 烽火의 警報가 멈쳤나니
王師且壓邊 왕의 군사가 장차 변방을 제압하오리.
1. 睥睨: 성 위에 쌓은 낮은 담. 2. 觥船: 배 모양의 큰 술잔.
64. 戱李都事期男別妓 이도사 기남이 기생과 이별함을 놀리며
別路重重隔 이별은 길은 거듭거듭 막혔고
愁膓寸寸灰 근심의 속은 마디마디 재가 되었네.
靑山人獨去 사람은 청산을 홀로 가는데
暝樹鳥雙廻 저물녘 숲으로 새는 쌍으로 오네.
65. 珍島舟中奉贈霞翁求和 진도의 배 안에서 하옹에게 봉증하여 화답을 구하다
三春餘幾日 삼월의 봄은 몇 일이나 남았을꼬
百歲已殘生 백세면 이미 인생도 다하거니.
海上烟花老 바다 위 烟花는 늙었는데
樽前病眼明 술잔 앞에선 병든 눈이 밝고야.
1. 煙花: 흐릿하게 보이는 꽃 혹은 妓女, 歌姬 또는 繁華
66.奉呈烟叟 연수에게 봉증하다
烟波望不極 연기 낀 파도 바라봐도 그지없고
日月思悠悠 밤낮으로 생각하는 맘 아득하기만 하네.
愁倚碧梧檻 시름겨워 벽오동 난간에 기대었나니
仙舟何處遊 仙舟는 어느 곳에서 노시난고.
67. 盧子平新作小艇于喚仙亭下要余共登 二首
노자평이 새로 작은 배를 만들어 환선정 아래다 두고 나를 청하여 함께 오르다. 2수
多事玉川子 일 많은 옥천자
亭前具小舟 정자 앞에 작은 배 갖추고서
竹輿時獨出 대수레로 이따금 홀로 나와선
携酒月中遊 술 지고 달 중에 노니는고야.
68.
水殘猶勝艇 물은 얕아져도 배를 이기듯
吾衰尙引杯 나는 쇠약해도 술을 마시노라.
今宵有殘月 오늘밤에도 쇠잔한 달은 남았으니
醉後更登臺 취한 후에 다시금 대에 오르리라.
1.殘月: 날이 밝을 때까지 남아 있는 달. 새벽달.
69. 題山人詩軸 산인의 시축에 쓰다
求詩下靑山 시 구하고자 청산을 내려오다니
無乃僧未閒 차라리 스님도 한가하지 아니한가.
歸去閉石室 돌아가 石頭室 닫고서
臥看雲往還 누워서 오가는 구름이나 보시길.
1.無乃: 차라리. 寧과 뜻이 같음. 無寧
70. 村居値誕日感懷 촌집에 거하면서 임금의 탄신을 맞은 감회
竹日亭亭下 댓잎에 해는 곱게곱게 져가고
山飆激激呼 산 바람은 세차게 부는구나.
今辰會慶節 오늘은 마침 경절이거늘
愁臥老臣孤 늙은 신하는 외로워 시름겨워 누웠나니.
1. 値는 該當하다, 만나다의 뜻. 2. 亭亭 아름다운 모양. 3. 會는 마침의 뜻
71. 霞堂夜坐 밤에 하당에 앉아서
移席對花樹 자리 옮겨 꽃나무랑 대하고
下階臨玉泉 계단 내려 맑은 샘에 다다랐지요.
因之候明月 이 곳에서 밝은 달 기다리느니
終夜望雲天 밤이 다하도록 구름 하늘만 보았지요.
72. 次林士久韻 임사구의 운에 차하다
雖爲戴帽人 비록 사모 쓴 이 되었지만
本是耕田者 본시 밭 갈던 이라,
多少未歸心 多少의 못 돌아간 이 마음
海城風雨夜 바닷가 城 풍우치는 이 밤에....
73. 題萬壽洞隣家壁 二首 만수동 이웃집 벽에 쓰다 2수
萬壽名山路 만수동 명산 길을
秋風病客來 가을 바람에 병든 객은 왔나니
淸愁同老杜 맑은 시름은 두보와 같-아
處處喜徵杯 곳곳마다 술 청하길 기뻐한다오.
74. 題淸源驛 청원역에서 쓰다
驛樓殘日酒 석양의 驛樓에서 술 마시는데
征馬楚山雲 초산의 구름 속으로 말 달려가네.
樓下潺潺水 樓 아래에 졸졸 흐르는 물
隨人出洞門 사람 따라 동문 밖으로 가네.
76. 寄東菴東菴許公震號 동암에게 부치다(동암은 허공진의 호다)
南海人長病 남해의 사람은 오래도록 병에 누웠나니
東菴月幾圓 東菴의 달은 몇 번이나 둥글었던고.
梅花一枝夢 매화꽃 한 가지 꿈에
獨起五更天 홀로 깨나니 오경의 하늘 뿐....
77. 贈四止翁 사지옹에게 주다
四止菴中老 사지암에 늙은이
三年病裏人 삼년이나 병중에 있지요.
湖山一杯酒 湖山의 한 잔 술
醉興不無神 취흥에 신이야 없지 않나니.
78. 酒席戱贈竹林守英胤 술자리에서 죽림수(이영윤)에게 주다
偶爾逢春酒 우연히 봄 술을 만나
依然發舊狂 의연히 옛 광증 일어났네.
王孫休記憶 왕손이여 이를 기억하지 마시길
醉語大無當 취중에 말이라 가당치도 않나니.
79. 奉贈君會舊契 二首 옛 친구 군회에게 봉증하다 2수
世分兼交道 세분에다 친교까지 겸했더니
蒼茫二十年 창망히도 20년이나 지났구나.
殘生各孤露 남은 생이 각각이 고독한 이슬이 되어
白首淚雙懸 백발의 두 눈에 눈물만 달렸구나.
1. 世分: 世議. 세상의 議論
80.
世事長含淚 세상 일에 길이 눈물 머금었나니
離懷獨對樽 이별의 마음 홀로 술잔을 대하네.
月中三峽水 달-빛에 세 골짜기 흐르는 물은
淸夜不堪聞 밤이 맑아 참아 듣지 못할레라.
81. 君會送酒色味俱佳詩以謝之 군회가 술을 보냈는데 맛과 색이 모두 좋아 시로써 사례하다
一酌延豊酒 연풍주 한 잔에
令人萬慮空 사람의 만가지 시름 잊었나니
何須吸沆瀣 모름지기 이슬은 마셔서 무엇하리요
直欲御凉風 곧바로 서늘한 바람이야 부릴것을.
1. 沆瀣: 이슬 기운 혹은 바다 기운 2. 御: 바람을 부린다는 것은 바람 타고서 하늘을 오르고 싶다는 뜻.
82. 謝使相公來訪 四首 사상공이 찾아줌에 감사하며 4수
老去病轉嬰 늙어 가니 병 더욱 깊어
山中久不出 산 속에서 오래도록 나오지 않았지.
佳期歲已闌 아름다운 기약 세월은 이미 늦었나니
竹裏愁寒日 대나무 속에서 치운 날을 시름하노라.
83.
古峽烟霞滿 옛 골짜기에 연기와 놀 가득한데
空庭鳥雀喧 빈 뜰엔 여러 새가 지저귑니다.
今朝使華至 오늘 아침 사신 행차 이르러
童子早開門 동자는 일찍 문 열었다지요.
1.使華: 使者. 사신
84.
落日歸鴉亂 해는 져서 돌아오는 까마귀 어지럽고
秋天古木昏 가을 하늘은 고목이랑 어둑어둑
山中無過客 산중이라 지나는 이 없으니
十日不開門 십일 동안 문도 열지 않았네.
85.
天外故人來 하늘 밖에서 벗이 왔나니
他鄕客病久 타향에 객이 되어 병 든지 오래었지.
山妻有好顔 아내도 기뻐하여 좋은 얼굴로
瓮裏開新酒 항아리 속 새 술을 열어보네.
86. 別林婿檜 사위 임회와 작별하며
北嶽啣杯客 북악에서 술 마신 객은
東床坦腹人 동상에 배 깔고 엎드린 이(사위).
林間對落日 숲 사이에서 지는 해를 대하고
醉後見天眞 취한 후에 天眞을 보인다네.
1. 啣은 銜과 同字. 銜杯는 술을 마심. 2.東床坦腹: 晉나라 극감이 왕씨에게 사위감을 구했는데 왕씨의 여러 子弟들은
모두 조심을 하는데 유독 왕희지는 東床에 배를 퉁기고 밥을 먹으며 못들은척 했다고 한다. 곧 사위를 이름
87. 琴嵓 금암
暝色生寒樹 어두운 빛은 차가운 숲에서 나고
秋聲入石灘 가을 소리는 돌여울로 드네.
麻衣露全濕 베옷에 이슬 다복히 젖으며
江路月俱還 강 길에 달과 벗하여 돌아오네.
88. 淸源棘裏淸源江界別號 청원의 귀양살이 중에(淸源은 江界의 별칭)
居世不知世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을 모르고
戴天難見天 하늘을 이고 있어도 하늘을 못 보네.
知心惟白髮 마음 알아주는 건 백발 뿐이어서
隨我又經年 나를 따라 또 한 해를 보네노라.
89. 詠新月 새 달을 읊다
已下西岑否 벌써 서산을 넘어갔는가
將生東嶺時 장차 東嶺에 다시 떠올 때는
丁寧語風伯 정녕 풍백에게 일러서
莫使片雲知 조각 구름일랑 모르게 해야지.
90. 自江都將下湖南舟中作 강도에서 장차 호남으로 내려가는 배에서 짓다
正下蕭蕭葉 우수수 잎은 곧바로 떨어지고
方生渺渺波 바야흐로 파도는 아득히 일고...
今當出塞日 변방을 나가는 오늘에사
誰憶大風歌 누가 대풍가를 기억하리요.
1. 大風歌: 漢고조가 고향인 沛 땅을 지나다가 老少를 모아 잔치를 베풀어 지었다는 노래.
91. 奉贈聽天沈相名守慶 청천 심정승(수경)에게 봉증하다
黃閣淸樽日 황각에서 맑은 술 마시던 날은
門生座主詩 문생과 좌주가 시 지었더니
回頭已往跡 머리 돌려보니 이미 지나간 자취
白髮共絲絲 백발만 실실이 함께 하노라.
1. 黃閣은 재상의 관서. 2. 座主는 과거 볼 때의 試官. 門生은 과거의 시험관을 선생이라고 하는 데 대하여 수험자의 자칭
92. 守歲 수세(섣달 그믐날의 밤샘)
萬里思君淚 만리 밖에서 님 그리는 눈물
三更守歲心 三更에 해 보내는 마음이여.
寧爲夢中鶴 차라리 꿈속에 학이나 되어
度盡西塞岑 변방 서쪽 산을 다 넘어 봤으면.
93. 客舘別成重任 객관에서 성중임과 이별하며
曙色依依至 새벽 빛은 뭉게뭉게 이르고
離觴袞袞傾 이별은 잔은 연이어 기우네.
我心如短燭 내 마음 잛아진 촛불과 같아서
垂死更分明 다 탈 무렵에야 다시금 밝고나.
1. 垂死: 거의 죽게 됨. 방금 죽으려 함. 2. 依依: 무성한 모양. 袞袞: 연이은 모양
94. 夜坐遣懷 밤에 앉아 회포를 보내다
深夜客無睡 밤은 깊은데 객은 잠들지 못하고
殘生愁已生 남은 생에 이미 시름만 더하네.
當杯莫停手 술잔을 당해선 손을 멈추지 마시길
萬事欲無情 만사에 無情하고자 하나니.
95. 偶題 우연히 읊다
雨意初分暝 비 오려하여 문득 어두어지고
江光遠帶風 강빛은 멀리 바람을 둘렀네.
思君數行淚 님 그리워 두어줄 눈물 흘리며
獨立萬山中 홀로 만산중에 섰나니.
1. 初分: 처음으로 나뉘다.
96. 口號 읊조림
白髮心俱白 머리 희어지니 마음도 희어지고
山靑眼亦靑 산이 푸르니 눈도 또한 푸르러라.
流年如可駐 흐르는 세월을 멈출 수 있다면
鴨水去還停 압록강 물도 가다가 도로 멈추련만.
97. 贈義州牧 의주 목사에게 주다
不省公來去 공이 왔는지 가는지 살펴 보지도 않고
無端自醉醒 무단히 스스로 취했다 깼다 하네.
雨餘江水漲 비 온 후라 강물이 불었을테니
今日更登亭 오늘은 다시금 정자에 오를꺼나.
98. 燕京道中 연경 길에
粉堞圍山麓 하얀 성가퀴 산 기슭을 둘렀고
淸湖接海天 맑은 호수는 바다와 접했구나.
平蕪無限樹 반드러운 들에 나무는 한정없고
萬落太平烟 온 촌락엔 태평으로 연기 이나니.
1. 粉堞: 하얀 성가퀴 2. 平蕪: 잡초가 어거진 평평한 들.
99. 夜坐感懷 밤에 앉아 느끼는 감회
悄悄候虫夕 시치름하니 철 벌레 우는 저녁
蕭蕭邊草秋 풀 소리 스산한 변방의 가을
行宮何處是 행궁은 어느 곳에 계신지
孤竹海西州 고죽군 살던 해주이러니.
1. 悄悄: 근심하여 기운이 없는 모양. 조용한 모양. 行宮은 임금이 거동할 때 묵는 離宮
2. 孤竹君: 백이, 숙제를 이름. 고죽은 商날 때의 제후국. 고죽의 왕자 백이, 숙제가 전설에 해주에서 살았다고 한다.
100. 夜坐 밤에 앉아서
華月已吐嶺 고운 달은 이미 재 위에 올랐고
凉風微動帷 스늘한 바람은 가볍게 휘장을 흔드네.
忽忽感時序 문득 시간의 질서를 느끼나니
悠悠增我思 아득히 생각만 더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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