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亭子

"할아버지, 제 말이 틀렸나요?" 전두환 비난한 초등생의 시

yellowday 2012. 6. 12. 19:49

입력 : 2012.06.12 13:47 | 수정 : 2012.06.12 16:17

최근 전두환 전(前) 대통령의 손녀가 국내 최고급 호텔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리고, 전 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사열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이는 가운데 초등학교 5학년생이 쓴 ‘전 전 대통령 비난 시’가 화제다. 이 시는 지난 달 열린 ‘5·18 32주년 기념-제8회 서울청소년대회’에서 서울지방보훈청장상을 수상했다.

서울 연희초등학교 5학년 유승민군이 쓴 ‘29만원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이 시는 3연 28행으로 구성됐다. 유군은 시에서 “전 재산이 29만원뿐이어서 추징금을 낼 수 없다”고 한 전 전 대통령을 ‘29만원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유군은 “우리 동네 사시는 29만원 할아버지. 아빠랑 듣는 라디오에서는 맨날 29만원 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큰 집에 사세요?”라는 질문으로 시를 시작한다.

유군은 또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셨으면 할아버지네 집앞은 허락을 안 받으면 못 지나다녀요?”, “해마다 5월18일이 되면 우리 동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도 할아버지 때문인가요?”라고 말한다.

2연에서 유군은 “호기심 많은 제가 그냥 있을 수 있나요?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죠”라며 “왜 군인들에게 시민을 향해 총을 쏘라고 명령하셨어요?”,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죽었는지 아세요?” “할아버지가 벌 받을까 두려워 그 많은 경찰 아저씨들이 지켜주는 것인가요?” 등의 글로 전 전 대통령을 몰아붙인다.

마지막 연에서 유군은 전 전 대통령에게 5·18 민주화 항쟁 당시 희생된 유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글을 마친다.

유군의 시를 읽은 네티즌들은 “초등학생이 똑똑하네”, “어른들보다 낫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 글 보고 있으려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yello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