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5.20 23:01
일본 최고 번화가라는 도쿄 긴자에는 1863년 에도시대 때 문 연 대중목욕탕이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시세이도 화장품 본사 뒤에 있는 곤파루 목욕탕이다. 요금은 450엔. 남탕·여탕 벽면 타일엔 일년 열두 달 손님이 끊이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열두 마리 잉어가 노는 모습을 담은 오래된 그림이 남아있다. 욕조나 수도꼭지 같은 설비도 수십 년 전 모습이다. 긴자의 땅값은 서울 명동의 다섯 배가량 된다. 비싼 임차료를 내고 현상유지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긴자에는 생긴 지 50년, 100년 되는 명물 가게들이 300개가 넘는다. 과일가게, 제과점, 술집, 포목점, 문방구점… 종류도 다양하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번화가에는 1520년 문을 연 아우어바흐 켈러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문호 괴테도 라이프치히 대학 학생 시절 이곳을 자주 드나들었다. 만년의 걸작 '파우스트'의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영국 런던 템스 강변 선창가에는 개업한 지 500년 넘은 '악마의 선술집'이 있다. 맥주값이 적당하고 안주가 맛있는 데다 소설가 디킨스, 화가 터너도 단골손님이었다는 게 자랑이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번화가에는 1520년 문을 연 아우어바흐 켈러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문호 괴테도 라이프치히 대학 학생 시절 이곳을 자주 드나들었다. 만년의 걸작 '파우스트'의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영국 런던 템스 강변 선창가에는 개업한 지 500년 넘은 '악마의 선술집'이 있다. 맥주값이 적당하고 안주가 맛있는 데다 소설가 디킨스, 화가 터너도 단골손님이었다는 게 자랑이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 근처 젊은이들 약속 장소로 유명했던 뉴욕제과가 이달 말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뉴욕제과를 운영하는 건물 소유주가 제과점을 영업하는 것보다는 그 자리를 남에게 다른 용도로 임대하는 것이 더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한때 강남에 술을 마시러 가는 월급쟁이들은 '제일생명 뒤', 친구나 연인을 만나러 가는 젊은이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뉴욕제과 앞'을 외치던 시절이 있었다. 제일생명이 헐린 데 이어 뉴욕제과마저 문을 닫음으로써 서울 강남의 대표적 랜드마크 두 곳이 생긴 지 40년도 안 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업주에게도 사정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긴자의 노포(老鋪)들이 단지 목 좋은 데 자리한 덕에 손님이 저절로 찾아와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동업자들과 경쟁하며 끊임없이 맛과 제품 질의 진화를 추구하는 노력을 더 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편, 오래된 것의 가치를 아끼고 찾아주는 손님이 많았으면 업주도 쉽게 문 닫을 생각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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