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2.27 23:20
뉴욕의 청년 짐은 빌딩 모퉁이 노점에서 도넛과 커피를 팔았다. 아침·점심에 몰려든 손님들은 줄 서서 기다리다 짜증을 내고 가버리기 일쑤였다. 짐이 혼자 장사하느라 거스름돈 내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고민 끝에 지폐와 동전이 가득한 바구니를 내놓고 손님이 직접 계산하게 했다. 손님들은 "내가 신뢰받는구나" 하는 느낌에 즐거워하며 팁을 후하게 놓고 갔다. 장사 시간도 절약돼 매상이 두 배로 늘었다.
▶짐 이야기는 저술가 스티븐 코비가 2009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소개한 일화다. 책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후쿠야마 교수도 90년대 중반 세계 여러 도시에서 낯선 사람에게 돈 빌리는 실험을 했다. 돈을 선뜻 빌려주는 순위에서 서울 사람들은 중간 성적쯤이었다. 후쿠야마는 저서 '트러스트(신뢰)'에서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능력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규정하고 사회적 자본 중 으뜸이 신뢰라고 했다.
▶미시간대 잉글하트 교수는 소득과 안정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뀌는 추세를 '조용한 혁명'이라고 불렀다. 그는 건강·재정·교육을 '복지 지수'로, 만족·행복·소속감은 '즐거움 지수'로 나타내고 '삶의 질=복지 지수+즐거움 지수'라고 했다. 엊그제 OECD는 미시간대 가치조사팀의 연구를 토대로 한국인의 삶의 질이 회원 32개국 중에 31위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특히 집단 사이 포용력과 신뢰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짐 이야기는 저술가 스티븐 코비가 2009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소개한 일화다. 책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후쿠야마 교수도 90년대 중반 세계 여러 도시에서 낯선 사람에게 돈 빌리는 실험을 했다. 돈을 선뜻 빌려주는 순위에서 서울 사람들은 중간 성적쯤이었다. 후쿠야마는 저서 '트러스트(신뢰)'에서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능력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규정하고 사회적 자본 중 으뜸이 신뢰라고 했다.
▶미시간대 잉글하트 교수는 소득과 안정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뀌는 추세를 '조용한 혁명'이라고 불렀다. 그는 건강·재정·교육을 '복지 지수'로, 만족·행복·소속감은 '즐거움 지수'로 나타내고 '삶의 질=복지 지수+즐거움 지수'라고 했다. 엊그제 OECD는 미시간대 가치조사팀의 연구를 토대로 한국인의 삶의 질이 회원 32개국 중에 31위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특히 집단 사이 포용력과 신뢰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언제부턴가 많은 한국인이 '다르다'는 뜻의 말을 '틀리다'는 단어로 잘못 표현한다. 자기 생각과 다른 남들의 생각이나 주장은 '다른' 게 아니라 무조건 '틀리다'고 보는 데서 비롯된 어법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우리는 다른(different) 사람, 다른 집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신뢰와 포용력이 부족하다. 그러면 마음이 편할 리 없고 삶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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