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친구 作品

<단편소설> 어붕골댁 5.- 티눈 作

yellowday 2011. 8. 26. 01:39




어붕골댁 5.- 티눈 作


어 험 ... 시상 말시가 되니 부지깽이 장단에 몽당 빗자루가 등실 등실 춤을춘다. 허.허.허 ....
단발령인지 개발령인지 논두렁 허세비는 모자를 쓰고 꺼떡거려도 양반 대가리 상투는 요절나는 시상이라 ......
그날도 지까다비는 어붕골댁 삽작문을 밀치고 성큼 들어섰겠다.
그 배난놈이 뒷짐을 딱 짚고

"하야시상 하야시상!"
어붕골댁 시어른 임노인 더러
"하야시상 하야시상!"
오십 밑자리 달랑한 놈이 칠순이 지난 임노인 더러
"하야시상 하야시상!"

임노인은 아예 상종을 하지 않고 먼뎃 개소리만큼 듣고 있는데 앗따 그집 며느리 어붕골댁이 거동 좀 보소.
가슴패기 화근내가 목구멍 울대까지 차올라 안방 문을 후닥닥 밀고 나오면서
 "야이 개씹에 난놈아 일본 천황이 니 애비가? 할애비가? 내 서방 끌어다가 죽인 이놈!"

벌거벗은 입으로 욕바가지를 퍼부었겠다.
어허 지까다비 눈좀보소.
화종지 만 한 눈알에 핏줄이 쭈룩쭈룩 서고 뿌드득 뿌드득 어금니 씹는 소리가 대동강 얼음 터지는 소리가 났겠다.

"우리의 천황 덴노헤이카 덴노헤이카를 몰라보고 이년이 미쳤어."
어붕골댁이 왕소금 한주먹을 쥐고 나와 마당에 슬슬 뿌리면서
"왜놈 앞재비 지까다비야 썩 물렀거라, 황천 귀신아 저놈 썩 잡아 가거라!"

어붕골댁이 객구에 비손하듯 왕소금을 마당에 슬슬 뿌렸겠다. 지까다비 눈에는 관솔불이 활활 타오르고
어붕골댁 눈에는 여포 창날을 세웠는데 이 때 사랑채 임노인이 뿌시기 나오면서
"어험... 뉘집 개가 이래 씨끄럽노?
내 집에는 하야시상이 없다. 이놈 왜놈 앞잽이 썩 물러가지 못할까!"
앗따 지까다비 칼눈 좀 보소.
"요오시!"
지까다비가 화들짝 임노인한테 달려들어 미리 준비해 온 가시개로 임노인의 상투 동곳 밑을
바짝 거머쥐고 싹뚝 잘라버렸다.
"허허 경천지동이라 이 일을 우짜꼬?"

어붕골댁이 비호처럼 몸을 날려 용케도 지까다비 허벅지 아래로
덜렁한 낭심을 탁 거머쥐고 팍 주저앉아버렸지...허 허 허...
얼매나 그놈을 씨기 우두바 쥐었든지 지까다비는 아가리 쩍 벌리고 호랭이 어금니 앓는 소리로
"어 어 어 노오란 하늘이 서쪽으로 찌부등하게 넘어간다.

"어 어 서쪽으로 서쪽으로..." 사람들은 우백호가 넘어가는 쪽으로 허리가 쏠리면서
한바탕 배꼽이 빠졌다. ....................6부에 계속 yelloewday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