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亭子

언어목록

yellowday 2011. 5. 26. 10:20

원본 원본 : 동그라미

          언어목록

 지인이 느닷없이 물었다.
언어목록이 뭔지 아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하니 다른 사람과 소통은 잘하느냐며 핀잔을 준다.
인터넷을 뒤져봤다.
언어목록의 사전적 의미는 가나다순, 또는 사용 문자의 목록을 뜻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지인이 말한 언어목록의 의미는 달랐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마다 각자가 자주 쓰는 독특한
언어 영역이 있단다.
그 영역이 그 사람만의 언어목록이라는 것.
그런데 계층별, 남녀노소별로 구사하는
언어 영역은 천차만별일 터.
기성세대의 언어 목록에는 한자나 진부한 단어 등이 두드러지고,
젊은 세대는 '인터넷 용어'가 많을 게다.
연령대와 학력, 직업, 성별, 지역, 성격, 기호 등의 정보가 가득 담겨
있는 게 언어목록이란 얘기.
 그래서 누구와 소통을 하려면 그 사람에 대한 언어목록을 꼭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젊은 층과 대화할 때 노년층의 언어목록을 들이대서는 안 되는
것처럼 소통에도 꽤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주병철 논설위원  
       거래처 사장 부인

김 사장은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거래처 사장의
집으로 저녁 늦게 찾아갔다.
 거래처 사장 집을 방문해 초인종을 누르니 너무나도 아리따운
여인이 문을 열고 나왔다.
 사장 부인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사모님!
사장님을 뵈려고 왔습니다. 지금 안에 계신가요?"
 "이를 어쩌죠? 지금 그 사람은 외국에 출장을 갔는데요.
열흘 후에나 돌아올 거예요."
 김 사장은 한동안 자기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면 안 되겠습니까?"

             단칸방 부부 1

 단칸방에서 가난하게 사는 부부와 아들이 있었다.
부부는 아들이 자랄 만큼 자라서 혹시나 '밤 일'을 볼까봐 불안해 했다.
 그래서 '밤일'을 치를 때마다 남편이 아들 얼굴 위를 성냥불로 비춰 보고
잠들었는지 확인한 후 밤일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역시 성냥을 켜서 아들 얼굴 위로 비추는 데
그만 성냥의 불똥이 아들 얼굴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때 아들이 벌떡 일어나 하는 말,
 "내 언젠가는 불똥 튈 줄 알았다니까...,"

                단칸방 부부 2

 불똥 사건 이후로 남편은 없는 살림에 손전등을 하나 구입했다.
 손전등을 산 그날 모처럼 좋은 기회가 왔다.
 이들 부부는 오랜만에 쾌락을 나누었고 자못 흥분한
남편은 부인에게 "좋지?"하고 물었다.
 역시 흥분한 부인, 대답은 못하고 신음소리만 냈다.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남편은 더 격렬하게 일을
치르면서 "이래도 안 좋아?"하고 물었다.
 절정에 오른 부인은 계속 신음 소리만 냈고 남편은 집이 움직일
정도로 몰아붙였다.
 이때, 천정의 메주가 아들 얼굴에 떨어지고 말았다.
 드러자 아들이 화를 내면서 하는 말,
 "엄니, 좋음 좋다고 말 좀 혀요! 아들 잡을 일 있슈?"

           그런줄도 모르고

 어느 목사가 한 노인의 임종을 지키러 병원에 갔다.
 목사가 노인의 침대 옆에 서자 노인은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면서 필기도구를 달라는 필사적인 손짓을 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기록하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뒀다.
 목사는 유족들을 위해 메모를 읽지 않고 장례식장에서 공개하려고
호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다.
 마침내 장례식장.
 목사는 메모를 읽다가 사색이 됐다.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발 치워! 너 호흡기 줄 밟았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버스를 탔다.
 내릴 때가 되어서 할머니가 힘겹게 벨을 눌렀다.
 그리고 몇 분 후, 벨이 눌러져 있는지 모르고
할아버지가 다시 한 번 벨을 눌렀다.
 이 모습을 본 할머니가 하는 말,
 "와 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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