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의 봄1 / 황동규
같이 가던 사람을 꿈결에 놓쳤다
언덕에선 억새들 저희끼리
흰 머리칼 바람에 날리기 바쁘고
샛강에선 물새들이 알은체 않고
얼음을 지치고 있었다
쓸쓸할 때 마음 매만져주던 동네의 사라진 옛집들도
아직 남아 있었구나!
눈인사해도 받아주지 않았다
기억엔 없어도 약속은 살아 있는지
아무리 가도 닿지 않는 찻집으로 가고 있다
왕십린가 청량린가 마을버스 종점인가
반쯤 깨어보니 언제 스며들었는지
방 안에 라일락 향이 그윽하다
그대, 혹시 못 만나게 되더라도
적어도 이 봄밤은 이 세상 안에서 서성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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