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2 03:17
대선 주자도 없다. 유명 가수도 찾지 않는다. 언론 반응도 차갑다. 기껏해야 '촛불'을 막으려는 '맞불'로 소개한다. 기운과 응원이 달리니 촛불이 청와대 100m까지 접근하는 동안에도 맞불은 서울역에서 숭례문을 넘지 못했다. 최순실 사건 이후 이들이 대규모 집회를 처음 연 건 지난달 19일이다. 4차 촛불 집회 때였다. 그들은 '태극기 집회'라고 했다. 인터넷에선 여기서 나온 '계엄령' '빨갱이' 등 자극적인 주장만 부각됐다.
▶여론조사상으로 대통령 지지자는 '5%'에 불과하다. 이 '5%'만큼 만만한 조롱 대상이 없다. 촛불 민심(民心)은 질서 있는 퇴진에서 하야, 하야에서 탄핵, 다시 탄핵에서 즉각 하야와 구속으로 바뀌어 간다. "이런 일로 대통령 탄핵하는 건 너무하다"는 이견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탄핵 반대쪽에도 합리적인 의견이 있었다. 억측이 사실로 여겨지는 현상에 대한 이의 제기는 경청해야 했다. 굿판, 성형수술 등으로 변해가는 '세월호 7시간' 주장, 어떤 중년 남자가 심야에 청와대로 들어가 대통령을 만났다는 주장…. 대통령을 감쌀 생각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추락하는 나라 위신을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맞불 시위대는 야당엔 기대도 없으니 실망도 없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에 아첨하던 여당 인사들의 변신엔 역겨움을 느낀다고 한다. 최순실 국정농락을 파헤치는 언론에 대한 반감도 크다고 한다. 본질과 상관없는 시시콜콜한 보도의 홍수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이들이 서울 청계천과 대학로에서 연 집회는 이전 것들과 달랐다. 규모가 몰라보게 커졌다. 청년과 중년도 다수 참여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용돈 받은 노인들의 관제(管制) 데모'란 조롱이 쑥 들어갔다. 적어도 그날 하루 청계천의 분노는 광화문의 환희에 뒤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완전하고 잘못도 저질렀지만 탄핵까지 간 건 너무하다고 했다.
▶국회의 탄핵 가결 직후 인터넷 공간에 헌법재판소 탄핵에 찬반 의사를 밝히는 사이트가 생겼다. 어제 들어가 보니 뜻밖에 '탄핵 반대'가 우세했다. 운영자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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