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29 03:10
법무부 장관을 지낸 후 고교 선배 김영삼 민자당 대통령 후보를 돕던 김기춘씨. 1992년 말 대선 직전 '초원복국집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때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유행했다. 검찰은 김씨를 대통령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김씨는 관련 법 조항이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위헌 심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위헌 제청을 받아들여 검찰 공소가 취소됐다. 나라를 들썩거리게 한 파문을 일으켰지만 법적 처벌은 받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은 28일 최순실 사건에 얽혀 있는 그에 대해 "법률 미꾸라지이자 형량을 즉석에서 계산할 수 있는 형량 계산기"라고 비꼬았다. 초원복국집 사건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4·19가 나던 해에 21세 나이로 고등고시에 합격한 '김 검사'는 명석한 두뇌로 윗분들 신임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를 '똘똘이'로 불렀다는 증언도 있다. 신직수 중앙정보부장 보좌관으로 일할 때는 육영수 여사 저격범 문세광의 입을 열게 했다. 드골 프랑스 대통령 암살 시도를 다룬 소설 '자칼의 날'을 읽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꺼내 자백을 이끌어냈다.
▶박지원 의원은 28일 최순실 사건에 얽혀 있는 그에 대해 "법률 미꾸라지이자 형량을 즉석에서 계산할 수 있는 형량 계산기"라고 비꼬았다. 초원복국집 사건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4·19가 나던 해에 21세 나이로 고등고시에 합격한 '김 검사'는 명석한 두뇌로 윗분들 신임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를 '똘똘이'로 불렀다는 증언도 있다. 신직수 중앙정보부장 보좌관으로 일할 때는 육영수 여사 저격범 문세광의 입을 열게 했다. 드골 프랑스 대통령 암살 시도를 다룬 소설 '자칼의 날'을 읽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꺼내 자백을 이끌어냈다.
▶김씨는 서울대 법대 시절 '박정희 육영수' 이름을 딴 정수장학회 장학금을 받았다. 박정희 정부에서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유신헌법 초안을 마련했다. 2013년 8월엔 74세 나이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때 첫 기자 브리핑에서 '윗분 뜻을 받들어 발표 드리겠다'고 서두를 꺼내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30년은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 같은 이 말이 실은 박근혜 청와대의 정확한 분위기였다.
▶김 전 실장은 '기춘 대원군'으로 불렸다. 민정수석을 지낸 고 김영한씨 비망록에서도 청와대 수석들을 틀어쥐었던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그래서 최순실씨 존재를 몰랐다고 하는 그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은 "(대통령 위치를) 정확하게 몰랐다"는 그의 국회 답변이 만든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차은택씨가 최순실씨 지시로 자신을 만났다는 증언이 나오자 다시 한 번 '스리 노(3 No)'로 부인했다 . "최씨를 알지 못하고, 만난 적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인지 봐달라는) 박 대통령 지시를 받아서' 차씨를 만났을 뿐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은 모양새다. 김씨가 이번에도 법적 책임을 피해 나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권이 여기까지 굴러떨어지게 한 진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whekt
▶김 전 실장은 '기춘 대원군'으로 불렸다. 민정수석을 지낸 고 김영한씨 비망록에서도 청와대 수석들을 틀어쥐었던 그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그래서 최순실씨 존재를 몰랐다고 하는 그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은 "(대통령 위치를) 정확하게 몰랐다"는 그의 국회 답변이 만든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차은택씨가 최순실씨 지시로 자신을 만났다는 증언이 나오자 다시 한 번 '스리 노(3 No)'로 부인했다 . "최씨를 알지 못하고, 만난 적 없고, 전화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인지 봐달라는) 박 대통령 지시를 받아서' 차씨를 만났을 뿐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은 모양새다. 김씨가 이번에도 법적 책임을 피해 나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권이 여기까지 굴러떨어지게 한 진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whe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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