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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빅5 은행인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를 아십니까

yellowday 2016. 1. 5. 17:39

입력 : 2016.01.05 14:25 | 수정 : 2016.01.05 15:22

 

삼성전자 주식 3만원, 예금 금리 15%, 은마아파트 5000만원…

1988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인기를 끌면서 당시 경제 생활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재 주당 120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 주가는 당시만 해도 3만원대에 불과했고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15%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당시 5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1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조상제한서’

‘응답하라 1988’은 당시 시대상을 실감나게 반영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역사 이야기에 대한 고증을 거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주인공인 성덕선(혜리)의 아버지 성동일은 한일은행을 다니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한일은행은 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금융업을 쥐락펴락 하던 빅5 은행인 ‘조, 상, 제, 한, 서’에 속하는 곳이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 등 광복 이전에 설립된 5개 은행의 설립연도 순대로 나열해 머리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조상제한서’는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수많은 기업들의 돈을 주무르면서 승승장구했다.

90년대 빅5 은행인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를 아십니까

여주인공 아버지가 다니던 한일은행은 1932년 설립된 조선신탁주식회사가 전신이다. 조선신탁주식회사는 1946년 일반은행업무를

시작하면서 시중은행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상공은행과 합병한 뒤 한국흥업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1960년 1월 한일은행으로

상호를 다시 바꾼다. 80년대 한일리스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한일증권주식회사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한일은행도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극복하진 못했다. 한보 사태를 시작으로 대기업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기업에 많은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도 연쇄 도산했다. 특히 기업여신 규모가 컸던 한일은행은 기업 줄도산에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렸다.

정부는 연쇄도산을 막겠다는 의지로 금융권 구조조정 고삐를 죄었다. 은행간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이다. 한일은행은 상업은행과

1999년 1월 4일 합병돼 한빛은행으로 재탄생한다. 하지만 2002년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사명 역시 우리은행으로 변경된다. 한일은행은 그렇게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외환위기로 줄줄이 사라진 시중은행들

이 당시 사라진 은행은 한일은행만이 아니다. 1997년 기준으로 29개였던 국내 은행은 수차례 인수합병을 거치며 현재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씨티은행 등 11개로 줄었다.

1962년 서민금융전담 국책은행으로 시작한 국민은행은 기업여신 규모가 작아 외환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겼다. 1998년 장기신용은행과 합병했고 2000년 한국주택은행과도 합치게 된다. 특히 국민은행은 주택청약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던 주택은행과의 합병으로 개인금융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충북은행, 동화은행, 제주은행, 강원은행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후 1990년대 5대 은행 중 하나인 조흥은행을 인수하며 지금의 리딩뱅크 반열에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1971년 6월 한국투자금융으로 시작했고 외환위기 당시 충청은행을 껴안는다. 이듬해 1999년 보람은행을 인수하고 2002년 5대 은행이었던 서울은행까지 인수하며 지금의 4대은행 반열에 올랐다. 2012년 외환은행을 론스타로부터 인수하고 지난해 KEB하나은행으로 통합하면서 자산규모 기준 국내 1위 은행에 등극했다.  조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