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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박대통령 정권 때 만든 여의도 지하벙커, 일반에 공개한다

yellowday 2015. 7. 27. 07:01

입력 : 2015.07.26 11:58 | 수정 : 2015.07.26 17:50

1970년대 대통령과 정부 요인이 비상시 대피 공간으로 쓰기 위해 지은 서울 여의도 지하 벙커가 일반에 공개된다. 2005년 지하 벙커의 존재가 확인된 지 10년만이다.

2005년 서울 여의도에서 발견된 지하 비밀 벙커. 벙커 내부에는 소파, 개인용 화장실을 갖춘 귀빈용 공간이 마련돼있다./조선DB

서울시 관계자는 26일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 발견된 지하 벙커를 일반에 개방키로 하고 현재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달 중 ‘여의도 지하 벙커 개선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두 차례 실무 회의를 열었다”면서 “벙커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 언제 개방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5년 4월 여의도에 버스환승센터를 세우기 위해 측량 작업을 하던 중 지하 벙커를 발견했다. 지하 벙커는 지휘대와 기계실이 있는 160평 규모 공간과 샤워실, 화장실 등을 갖춘 20평 규모 방으로 이뤄졌다. 1976년 한 건설사가 국회의사당 앞 지하차도 공사를 하면서 함께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방위사령부에도 벙커 관련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벙커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 등의 비상 대피용 공간이었던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한다. 여의도에서는 1972년부터 8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간 국군의 날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는 발견 이듬해인 2006년 벙커를 시민 편의시설로 꾸며 개방하려다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개방 시점을 2010년 이후로 미뤘다. 그러다 올 하반기 중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앞서 올 2월 여의도 벙커를 학림사건 발원지인 ‘대학로 학림다방’,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 ‘대오서점’ 등과 함께 ‘서울의 미래 유산’ 350개 중 하나로 선정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