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는 찰라이다.
1.
지난 2005년 5/16 저녁 9시경 뇌출혈로 부산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
시어머니 면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이었다.
착잡한 마음을 안고 늘 다니던 길을 지나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신호대에서 우리 차 왼쪽에 대기하던 츄럭이 있었는데, 신호가 들어오자 동시에 출발하였다.
몇미터쯤 갔을때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머리를 틀더니 우리차 주유구 부분을 들이 받았다.
순간 차가 날으는 느낌을 받았으며 "브레이크가 이상해" 하는 그이의 비명소리와 함께
차는 이미 몇십미터를 날아 길가 화단으로 돌진하여 화단 턱을 기어 오르고 있었다.
마침 무궁화 나무가 받혀 주어 차는 화단에서 멈추었다.
유리창 부분까지 박살이 나고 차는 폐차 되었다.
이 사실은 후에 알았으며, 그 순간에는 눈 딱 감고 '이제 죽는구나!' 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눈이 떠지길래 앞을 보니 본넷에서 연기가 솟아 오른다.
조수석에 앉은 나는 순간 차안에서 빠져 나가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차가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긴박감이 뇌리를 스쳐 갔다.
유리 파편에 맞아 온통 피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문을 열어 보았다. (다행히 얼굴엔 파편이 튀지 않았다.)
그러나 앞쪽 문은 끄떡도 않는다. 안전벨트를 풀고 뒷 좌석으로 넘어갔다.
뒷문을 열어보니 다행히 열렸다.
순간 본능일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나만 혼자 될수있는 대로 차에서 멀리 도망을 치고 있는것이다.
핸드백과 소지품을 들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가누지 못해 땅바닥에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 안에는 그 이 혼자 남아 있는게 아닌가.
그때서야 나는 도로 차 있는 곳으로 달려 갔다. 그 이는 운전대를 잡은채로 얼굴은 종이짝처럼 창백해 먼 산을 보고 있었으며,
다리는 문이 우그러 지면서 그 사이에 끼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이승과 저승을 오고간 체험을 했으며, 사람이 죽는데는 몇 초밖에 안걸리는구나.
2.
조금 있으니 119 구급대가 오고 경찰이 왔다. 그리고 보험회사에서도 나온것 같았다.
구급대 아저씨들이 드릴로 차 문을 잘라내고 그이를 마구 끄집어 내었다.
그 와중에 경찰이 한다는 말 " 왜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 한다.
이게 사경을 헤메고 있는 사람한테 할 소린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대방 차 운전기사가 신고를 한 모양이다.
그 기사는 다친데도 없고 차량도 손상이 없었으니 당연히 그럴수 밖에.
처음 안 사실이지만 진술을 먼저 한 측이 유리한것 같았다.
상대방 차가 과실이었다 해도 앞에 한 진술을 엎을려면 증거가 있어야 한단다.
어이가 없었다. 깜깜한 밤이라 본 사람도 없었으며 증거를 댈만한게 아무것도 없었다.
우린 개인차량 한대지만, 상대방 차량은 화물연대를 결성하고 있어 보험료도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자잘못은 따질것도 없이 우리가 불리한 쪽으로 가고 있었다.
(좋지 않은 우연으로 같은 S보험회사였기에)
응급실을 통해 그이는 ㅂ 대학병원(3차 진료)에 나는 (1차) 욋과 의원에 각각 입원하게 되었다.
경찰에서 진술하러 나오라기에 반쯤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절며 절며 갔다.
그이는 갈비뼈 2개 골절, 고관절 탈골, 파손이 되어 꼼짝을 못하는 중상을 입었기에,
그리고 웃기는게 경찰이 조서를 꾸밀때의 태도는 검사가 죄인을 다루듯 하였다.
우리는 피해자 쪽인데 오히려 가해자 취급을 하길래 울화통이 치밀어 그렇지 않고 이러저러하다고
말했더니 나보고 조용히 하라며 막무가내였다. 오로지 증거를 제출하라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도저히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 경찰대학 1기, 교통과장으로 있던 사촌 시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어쩐 일인지 2차 조서를 받으러 갔을땐 호칭이 사모님으로 바뀌었다.
허탈한 웃음을 웃으며 경찰서 문을 나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제대로 억울함 없이 해결이 되리라, 한국경찰을 믿었던 것이다. (믿는게 바보란걸 왜 몰랐을까)
나는 다행히 왼쪽 손목이 약간 골절되었고 다리가 서로 부딪치며 찰과상을 입어
그래도 움직일수가 있었다. 그리고 4주동안 입원을 해야 했다.
그만하기 다행인것도 순전히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한 덕이라 생각한다..... 계속
10'6/27 yellow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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