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밥풀꽃
며느리 밥풀 꽃
일제강점기
꽃같이 이쁜 한 처녀가 있었지요.
동네에서도 소문이 자자할만큼 솜씨며 맵씨며 하나도 버릴게 없는,
그런데 어느 날 좋은 배필을 만나 시집을 가게 되었지요.
겨우 사흘 밤을 같이 보낸후 신랑은 집안 사정상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대요.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새 신랑은 각시를 데려 갈려고 소식을 보냈답니다.
너무도 예쁜 색씨를 못 잊어 날마다 편지를 썼지요.
그러나, 그러나...
그 소식을 접한 시부모들은 아들의 편지를 가로채 버렸대요.
아들이 없으니 머슴처럼 며느리를 부려 먹어도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날로 날로 시집살이가 독해져 갔답니다.
엄동설한!
맨발로 물을 길어 날라야 한다는 사실 가이 짐작이나 되는 일인가요?
고무신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때
그것도 짚신을 삼아 신고 다녀야 하던 시절에~~~~~
짚신도 아까워 며느리에게는 주질 않았대요
늘 맨발로 얼음과 서리를, 그리고 돌맹이에, 물구덩이에 견디어야 했답니다.
발은 부르트고...
동상에걸린 발 때문에 밤이면 잠 못 이루는 날이 계속 되었지요.
불에 데인 발만 모양이 뒤틀어 지는게 아니라
물에 얼려도 제 모양을 갖출수가 없었지요.
신발도 주지 않았으니 끼니나 제대로 때우며 살았을까요?
-하도 배가 고파 솥에 있는 밥을 몰래 먹었는데 시어머니에게 들켜
그 먹은 밥을 토해내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해서 며느리 밥풀데기 꽃이라 한다지요-
그 슬픈 전설처럼 그렇게 신랑에게 가지도 못하고 어쩔 수없는 시집살이를 하며 살고 있었지만,
아무리 소식을 보내도 답이 없는 아내에게 신랑은 그만 오해를 하게 된거지요.
그 후부턴 아예 소식이 끊겨 버리고, 모질고 독한 하루 하루가 마치 지옥 같은 생활이었지요.
세월이 흐른 후 친정식구의 도움으로 연옥같은 시댁에서 빠져 나온 색씨는
늘 혼자 그 날들의 악몽을 되새김질 하며 살아야만 했답니다.
'흉칙스런 인간들!' '숭칙스런 인간들!'
자다가도 중얼, 밥 먹다가도 중얼.
아! 한스러운 여인의 삶이여!
10' yellowday (이웃의 실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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