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20 13:27
▲ 중국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인 '베이징 카오야'
우리에게 '북경오리구이(Peking Duck)'로 더 잘 알려진 베이징 카오야(烤鸭)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전통음식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베이징 카오야를 그저 관광지의 흔하디흔한 음식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명백한 오산이다.
오죽하면 중국에는 "카오야를 먹지 않으면 베이징에 오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자금성,
만리장성 둘러봐도 카오야를 맛봐야 베이징 여행의 완성이란 뜻이다.
▲ 첸먼다제(전문대가)에 위치한 취안쥐더 본점 입구.
흔히 '먹방'이 대세인 요즘, 맛집 순례에 집착하는 식객(食客)의 침샘을 자극하는 베이징 카오야를 맛보기 위해 취안쥐더(全聚德)를 찾아갔다.
이곳은 1864년부터 오리를 굽기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140년 동안 황실의 조리법으로 오리를 구워온 대표적인 베이징 카오야
전문점으로 중국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국영 외식업체이다.
▲ 어마어마한 넓이를 자랑하는 취안쥐더의 내부.
취안지더가 유명해진 것은 중국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총리가 해외에서 귀빈들이 방문하면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면서이다.
이후에 베이징은 카오야, 카오야는 취안지더라는 등식이 성립되면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UN 사무총장,
그리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다녀갔다.
▲ 취안쥐더 입구의 대기석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취안지더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공간에 4열 종대로 줄맞춰 앉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알고 보니 은행처럼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는 사람들이다. 천장에 매달린 스크린에 자신의 번호가 뜨면 그제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대기석 뒤편으로는 투명한 유리창 너머 요리사들이 카오야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심심하던 차에 이렇게 볼거리를 제공해주니 대기시간이 지루하진 않았다.
▲ 대기석 뒤 넓은 투명유리 건너편으로 화덕에 오리를 굽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카오야는 원래 난징의 유명한 향토음식이었으나 주원장이 명나라를 세운 뒤 베이징(北京)으로 천도하면서
난징 카오야도 같이 옮겨 황제가 즐겨 먹는 궁중요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주원장은 이 오리구이의 맛에 반해 매일 먹다시피 했으며, 미식가인 건륭제도 '13일 동안 여덟 번이나 카오야를 먹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청나라 말기에는 서태후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비로소 '베이징 카오야'라는 이름을 하사받게 된다.
▲ 1인당 300위안인 코스요리는 인원이 많을수록 더 많은 종류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안내를 받아 테이블로 이동했다. 주문은 대기시간 동안 미리 하는데, 세트요리와 코스요리 방식으로 나뉜다.
참고로 우리는 코스요리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첫 요리로 초겨자에 무친 오리발바닥과 오이절임, 삶은 오리 간으로 만든 양갱 등이 나왔다.
전채요리에 가까운 첫 요리는 새콤하면서 담백한 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 오리발바닥과 간 등 전채요리가 가장 먼저 나온다.
주요리는 주방장이 직접 카오야를 가지고 오면서 시작된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카오야를 조각조각 잘라내는데 그 풍경이
취안지더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오리를 식탁으로 내오는 순간부터 돌기 시작한 입안의 군침은
요리사들의 능숙한 칼 놀림이 시작되면서 꼴딱꼴딱 넘어가기 시작한다.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껍질과 부드럽게 익은 살코기, 그리고 기름을 쪽 뺀 그 중간의 지방층. 이렇게 세 가지 부위를 적절한 비율로
배합해서 썰기도 하고 때로는 따로따로 분리해서 모두 108개의 조각을 만들어 낸다.
▲ 손님이 보는 앞에서 요리사가 직접 베이징 카오야를 손질하고 있다.
그 과정을 직접 보고 나면 음식에 대한 기억은 혀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시각을 통해 마음에까지 담기게 된다. 그러니 뒤집어 생각하면
테이블마다 요리사들이 한 사람씩 붙어서 진지하게 고기를 썰어내는 모습이 얼마나 고도의 마케팅 전술인지,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얇게 썰어진 카오야는 끈적한 장에 찍어 밀전병에 채를 썬 생파와 곁들여 먹는다. 따뜻해서 더욱 부드러운 오리고기도 좋지만
바삭하며 쫄깃한 껍질은 씹을수록 육즙이 흘러나와 탄성을 자아낸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깨빵에 끼워 먹어도 별미다.
▲ 카오야를 얇게 썰어 접시에 올리는 모습.
정신없이 카오야를 폭풍흡입을 하다 보면 마지막으로 오리 뼈를 고아낸 곰국이 나온다. 약간의 향채를 사용한 곰국은
식감이 아주 부드럽고 진해 카오야를 먹는 동안 느끼해진 입과 속을 달래준다.
취안쥐더(全聚德·전취덕)
중국에서도 제일 유명한 북경 오리요리 전문 음식점. 다양한 크기의 연회장이 40여 개에 달하고 2천여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세계에서 제일 큰 오리구이전문점이다.
▲ 깨빵에 카오야와 생파, 장을 함께 넣어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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