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 詩 ·人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yellowday 2014. 5. 8. 10:24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뛰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ㅡ
 
한방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