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을 하면 폐경기에 나타나는 우울·짜증·불안 등 심리적인 증상이 개선된다. 스포츠센터 요가실에서 중년 여성들이 요가 동작을 하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촬영협조=스포애니
폐경은 난소 기능이 떨어져 여성호르몬 분비가 안 되면서 1년 이상 월경이 없을 때를 말한다.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84.6세이므로, 35년 정도를 폐경 상태에서 살아야 한다. 문제는 폐경이 인생 후반기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폐경이 오면 심혈관계, 뇌신경계, 근골격계, 비뇨기계 등 온몸에 이상이 생긴다. 여성성(性) 상실과 더불어 자녀 독립, 은퇴 등의 변화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서석교 교수는 "폐경을 제2의 인생 도약기로 삼아 폐경 시기별 신체·정신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경 시기별 건강관리 전략
폐경은 초기(폐경 5년 이내), 중기(폐경 6~10년), 말기(폐경 10년 이후)로 나뉜다. 각 시기에 따라 증상과 위험 질환이 다르다.
▷초기=온몸에 열이 나타나는 열성홍조와 땀, 우울·짜증·불안, 불면증이 나타난다. 서석교 교수는 "이 시기에는 요가·명상 같은 정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며 "증상이 심하면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열성홍조가 심하게 나타나는 여성은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뇌기능 장애가 더 빨리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은 심혈관·뼈·뇌 검진을 철저히 해야 한다.
▷중기=질 건조, 요실금과 같은 비뇨기계 질환이 잘 생긴다. 질 건조는 여성호르몬 성분의 질정제로 쉽게 완화할 수 있고, 성교통(痛)도 해결할 수 있다. 요실금은 요도괄약근(소변을 멈추는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는 케겔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피부의 감각신경도 둔해지므로 화상을 조심해야 한다.
▷말기=심혈관 질환, 골다공증에 잘 걸린다. 서석교 교수는 "뼈와 심장 건강을 위해 칼슘과 비타민D 섭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칼슘을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지므로 칼슘 섭취는 1일 1200㎎을 넘지 않도록 하고, 비타민D는 800IU를 섭취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등 무릎에 하중이 실리면서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하면 좋다.
◇조기 폐경 여성, 꼭 호르몬제 먹어야
조기 폐경(40세 이전에 폐경)이 된 사람은 폐경으로 인한 심장병·골다공증 위험이 일반 여성에 비해 훨씬 높다. 조기 폐경은 여성의 1%가 겪는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증상이 없어도 꼭 여성호르몬제를 먹어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해도 유방암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
☞여성호르몬제
여성호르몬제는 ①에스트로겐 제제 ②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함께 든 제제 ③에스트로겐과 천연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함께 든 제제 등 3가지가 있다. 이 중 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함께 든 제제를 7년 이상 복용할 경우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위험도는 1000명 중 1.8명에게 유방암이 생기는 수준으로, 폐경기의 비만 여성보다 낮다. 일반 여성의 유방암 발병 비율은 1000명당 1명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