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文史 展示室

"고려시대 사람들은 왜 치아가 흔들리면 소금을 잇몸에 발랐을까요?"

yellowday 2014. 4. 30. 06:19

입력 : 2014.04.30 03:03

이경록 한독의약박물관장, 조선 초기 醫書 번역본 펴내


	이경록 한독의약박물관장 사진
/한독의약박물관 제공
"고려시대 사람들은 치아가 흔들리면 소금을 잇몸에 발랐다고 합니다. 소금이 소독 효과가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는 말이죠."

이경록(46·사진) 한독의약박물관장이 최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지원을 받아 조선시대 의서(醫書)인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 한글 번역본을 출간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된 향약제생집성방은 조선 정종 원년(1399년)에 간행됐다. 이 관장은 "고려시대 의서는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다"며 "조선 초기에 편찬한 향약제생집성방이 사실상 고려시대 의학을 보여주는 유일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향약제생집성방은 특히 당시 만연했던 중국 약재와 처방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를 이용해 우리 풍토와 체질에 맞는 약과 처방을 수록하고 있다. 이 관장은 "질병은 인간의 삶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며 "고려와 조선 초기 사람들이 어떤 병에 걸렸고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밝혀내면 당시 생활상을 좀 더 풍부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 번역한 향약제생집성방은 총 30권 중 현재 남아 있는 권 4~5(보물 1235호)와 권 5~6(보물 1178호) 3권 2책이다. 이 책은 각각 한독의약박물관과 가천박물관에 있다. 이 관장은 번역서 맨 뒤에 원문도 넣었다.

이 관장은 연세대 사학과를 나와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고려시대 의료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한독의약박물관장을 맡고 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이 박물관은 1964년 한독(구 한독약품)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기업박물관이자 전문박물관이다. 국내 유일본인 조선시대 의서 '의방유취(醫方類聚·보물 1234호)', 고려 왕실의 약그릇 '청자상감상약국명합(靑磁象嵌尙藥局銘盒·보물 646호)' 등 동서양의 의약 관련 유물 1만5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의료사 연구의 보물창고인 셈이다. 이 관장은 오는 7월 박물관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조선왕실 의료의 조명' 특별전을 연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