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렴 브디 갈따
성종(成宗)
이시렴 브디 갈다, 아니 가든 못 할쏜냐.
無端(무단)이 네 슬튼야 남의 말을 드럿는야.
그려도 하 애도래라, 가는 뜻을 닐러라.
<해동가요(海東歌謠)>
[시어, 시구 풀이]
이시렴 : 있으려무나
갈 : 가겠느냐
무단(無端)이 : 아무 까닭 없이. 공연히
슬튼야 : 싫더냐?
그려도 : 그래도
하 : 대단히. 퍽
애도래라 : 애달프구나
이시렴 브디 갈, 아니 가든 못쏜냐 : 부디 있으려무나, 굳이 가야겠느냐? 아니 갈 수는 없느냐?
無端(무단)이 슬튼야 의 말을 드럿는야. : 공연히 싫더냐? 아니면, 누가 무슨 말을 해서 그러느냐?
그려도 하 애도래라, 가는 을 닐러라. : 그렇게 간다고만 하니, 퍽 애닯구나. 떠나는 이유만이라도 말하여라.
[전문 풀이]
있으려무나, 부디(꼭) 가겠느냐? 아니 가지는 못하겠느냐?
공연히 (내가) 싫어졌느냐? 남의 권하는 말을 들었느냐?
그래도 (오히려) 너무 애타는구나. 가는 뜻이나 분명히 말해 보려무나.
[핵심 정리]
지은이 - 성종(成宗, 1457-1494) 조선 제 9대 임금. 행정 개혁과 문화 진흥의 공적이 큼
갈래 - 평시조
성격 - 회유적(懷柔的). 유교적. 군신유의(君臣有義)
표현 - 문답법
제재 - 신하의 사임(辭任)
주제 - 신하를 떠나 보내는 임금의 애닯은 마음
▶ 작품 해설
조선 성종 때 유호인(兪好仁)이라는 신하가 고향에 계신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벼슬을 사임하고 내려가게 되자,
임금(성종)이 여러 번 만류하다가 할 수 없이 친히 주연을 베풀어 술을 권하면서 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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