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03 03:02
'달마도 대가' 범주 스님 고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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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주 스님은“대학 때 배운 서양화 기법을 선묵화에 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민 기자
달마도(達磨圖)의 대가로 꼽히는 범주 스님(70)이 선묵화 40년을 돌아보는 고희전을 16~22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갖는다. 이번 전시회에는 범주 스님이 그린 선묵화 130여점과 서암·숭산·원담·일타 스님 등 고승(高僧)의 선서화(禪書畵) 50여점이 나온다. 범주 스님의 작품에는 선묵화의 전통적 소재인 달마도, 포대화상도, 한산습득도, 관음도, 승도(僧圖), 산수만행도(山水卍行圖) 등이 두루 포함돼 있다.
범주 스님은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 4학년 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의 해인사 여름 수련회에 참가했다가 발심하여 출가했다. "화가가 되기 이전에 인간이 되는 것이 먼저이고, 그러려면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는 2학기 등록금으로 불교 책을 한 보따리 사서 강화도 보문사로 들어갔다. 3개월 동안 그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불교는 이론보다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당시 최고 선승(禪僧)이었던 인천 용화사의 전강 스님 문하로 들어갔다.
이후 용화사와 해인사 등에서 참선에 몰두하던 범주 스님은 "내가 가진 특기를 살려보자"고 마음먹고 선묵화를 시작해 1976년 첫 개인전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선묵화에 전념한 것은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LA 달마사 주지로 숭산 스님을 도와 미국 포교에 힘쓰다 돌아온 1989년 이후였다. 속리산 밑에 달마선원을 짓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계속하면서 국내외에서 전시회를 가졌고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때는 범어사에 영부인들을 초청해 달마도를 그리는 퍼포먼스를 가져 주목을 끌었다. 그는 특히 한지(韓紙)에 그려 곰팡이에 약한 선묵화에 옻칠을 해서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천년(千年) 선묵화'를 창안하는 등 선묵화의 현대화에도 힘썼다.
범주 스님은 "일부에서 달마도를 부적으로 만드는 것은 불교를 오도하고 달마 대사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달마도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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