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 달라이라마
최근에 제가 용서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대화집을 읽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저서 중에서도 달라이 라마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용서>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중국의 티베트 침략 전부터 달라이 라마가 잘 알고 지낸 스님이 있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떠납니다.
그런데 남아 있던 그 스님은 그만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18년 동안 감옥에 갇힙니다.
그 곳에서 티베트를 비판하라고 강요 받으며 온갖 고문을 당합니다.
그렇지만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 스님은 요지부동입니다.
그 후 가까스로 석방되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탈출합니다.
달라이 라마가 20년 만에 다람살라(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북인도
히말라야 기슭의 도시)에서 그 스님을 만났는데,
옛날 얼굴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감옥에서 그토록 고초를 겪었음에도, 전혀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달라이 라마가 스님에게 묻습니다.
"스님, 18년 동안 그토록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두려운 적은 없었습니까?"
그러자 그 스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 자신이 중국인들을 미워할까 봐. 중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잃게 될까 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하마트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나 자신이 그런 처지에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러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듭 말씀 드립니다. 용서는 가장 큰 수행입니다.
타인에 대한 용서를 통해 나 자신이 용서받게 됩니다.
또 그만큼 내 그릇이 성숙해집니다.
마음에 박힌 독을 용서를 통해 풀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에게
"자비와 용서를 어디서 구해야 합니까?" 하고 묻습니다.
이때 부처님은 땅을 가리치며 말합니다.
"땅은 항상 자비롭고 용서하며 너그럽다."
땅은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더럽거나 깨끗하거나,거칠거나,부드럽거나,짓밟히거나,허물어뜨리거나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대지입니다. 땅의 덕입니다.
이런 땅을 딛고 사는 우리는 이와같은 땅 보살에게 수시로 배워야 합니다.
신앙생활 하는 사람은 눈을 밖으로 팔질 말라고 했습니다.
자기발 뿌리를 늘 살펴야 합니다.
남이 못했든 잘했든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올바른 삶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과연 이 대지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맑고 향기롭게 살고 있는가,
그것을 점검해야 합니다.땅의 덕을 배워야 합니다.
때가 되면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일몰 앞에 서게 됩니다.
그 전에 맺힌 것을 풀어서,안팎으로 걸림 없이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 짐을 다음 생으로 지고 가지 말아야 합니다.
그때그때 청산해야 합니다.
맺힌 것 때문에 자기 갈 길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은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어제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날입니다.
무릇 묵은 시간에 갇힌 채 새로운 시간을 등지지 말아야 합니다.
내 마음이 활짝 열리면 닫혔던 세상의 문도 따라서
활짝 열리게 됩니다
- 法頂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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