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06 03:03
진품이냐 위조품이냐… 과학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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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 쿠로스… 대리석, 높이 약 206㎝, 기원전 530년경 작 또는 현대의 위조품, 로스앤젤레스, 게티 미술관 소장.
처음 게티에서 구입을 단행하게 된 결정적 근거는 과학적 조사 결과였다. 조각을 분석한 지질학자가 탈돌로마이트화 작용, 즉 대리석으로부터 마그네슘이 침출되고 방해석 성분만 남은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수세기의 세월이 만든 현상이지, 조작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 또 다른 학자는 탈돌로마이트화 작용 또한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다만 위조업자가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 과정이 대단히 까다롭고 복잡하며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는 하다.
한편 미술사학자들은 이 조각 안에 서로 다른 시대와 지역 양식이 혼재해 있음을 지적했다. 예를 들면, 뻣뻣하게 처리된 머리카락은 기원전 6세기 초 양식인데,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복부의 표현은 훨씬 후대에나 등장하는 양식이고, 허벅지와 둔부는 코린트 지역의 쿠로스와 닮았지만, 발은 보에티아의 조각이 연상되는 등 도무지 출처와 연대를 짐작할 수 없는 '별종'이라는 게 문제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이 모든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이 조각을 마주하면 진품에서나 느낄 수 있던 '걸작의 아우라'를 느꼈다.
게티 쿠로스의 수수께끼 앞에서는 최신 과학도 권위 있는 감식안도 온전히 힘을 쓰지 못한 셈이다.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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