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은 젊은 사람조차도 행동이 둔해지고 몸의 순발력과 지구력이 떨어져 낙상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활동량이 적어 면역력이 약해질뿐더러 탁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감기 발병률도 높아진다. 하물며 저항력이 약한 노인들이나 심장병,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겨울철의 호흡기 질환으로 시작하여 더 큰 병으로 번져갈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겨울철 가장 쉽게 걸리는 병이 호흡기 질병인 감기다. 겨울철 아침에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찬 공기를 쐬면 콧속과 편도부분의 혈관이 수축하여 점막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기상 시에는 심신이 이완 상태에서 긴장 상태로 바뀌기 위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혈관의 부담이 최고조를 이루기 때문에 그만큼 심장, 폐의 위험이 높다. 감기에 잘 걸리는 현상 중 하나인 기침, 가래, 천식, 비염이 있다면 겨울철 아침 외출에 유의해야 한다.
폐 건강에 대해 자만해서도 안 된다. 겨울철 아침 외출을 주의하라고 경고를 해도 ‘늘 아침 운동을 해도 전혀 지장이 없는 건강 체질이라 괜스레 유난떨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허나 건강에 대해서만은 그 누구도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
겨울철뿐 아니라 환절기 때마다 찾아오는 콧물, 기침, 천식, 담 쌓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은 바로 도라지와 배, 황태의 궁합이다.
길경, 인후부 염증 제거에 효과
보통 한의학에서 호흡기 치료에 길경이라고 하는 약초를 사용하는데 길경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도라지다. 도라지는 무쳐 먹기도 하고 생으로 먹기도 하며 데쳐먹는 등 다한 조리방법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길경(桔梗)은 약성가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길경미고요인종(桔梗味苦療咽腫) 재약상승개흉옹(載藥上升開胸壅). 해석하면 길경은 맛이 쓰나 인후 종을 치료하며 약기를 끌고 상승하여 가슴 막힌 것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길경은 폐경(肺經)의 기분(氣分)에 작용하는 약으로 폐를 열어 가슴을 시원하게하고 인후(咽喉)를 편하게 하여 거담(祛痰)하고 지해(止咳)한다. 외사(外邪)가 폐(肺)를 범(犯)하여 생기는 해수(咳嗽), 객담(喀痰), 비색(鼻塞), 흉민(胸悶), 인후종통(咽喉腫痛), 실음(失音) 등에 효과적이다. 배농(排膿)하고 소종(消腫)하는 작용을 해 폐옹(肺癰)에 의한 토농(吐膿), 옹저종독(癰疽腫毒)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폐(肺)와 대장(大腸)의 표리관계에 있기 때문에 폐기(肺氣)를 선통(宣通)시키면 장위(腸胃)가 소통(疏通)되어 이질(痢疾)에 의한 복통(腹痛), 이급후중(裏急後重)을 다스린다. 그리고 폐기(肺氣)가 선통(宣通)되면 수도(水道)가 통창(通暢)하여 소변이 잘 통하기 때문에 배뇨곤란 시 효과가 있다. 이에 비춰어 봤을 때 도라지는 우리의 몸에 들어가서 인후부의 염증 제거에 최고의 약재다.
편도선에 좋은 배, 해독에 탁월한 황태
배는 기침, 가래, 갈증을 치유하는 기능을 내재하고 있다. 예로부터 해열과 염증 완화 작용이 탁월해 편도선염, 감기 증세를 치유하는 데 사용되어왔다고 전해지며 천식에도 효과적이다. 배는 어떤 식으로 섭취해도 건강에 좋다. 겨울에는 배를 강판에 갈아 꿀을 섞어 찜통에 찐 후 그 즙을 마시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성질 자체가 시원하고 비타민이 풍부하여 호흡기 염증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준다.
대관령에 눈보라치는 황태 덕장을 미디어를 통해 한번 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황태는 내장을 손질한 명태를 영하 10℃이하로 기온차가 심하며 바람이 세게 부는 추운지역에서 낮에는 녹이고 밤에는 꽁꽁 얼리면서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약 4~5개월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말려 만든다. 살이 노랗고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고소한 맛이 난다.
황태는 일반 생선보다 저지방(2%)이며 칼슘과 단백질(56%)을 비롯한 메티오닌 등의 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간을 보호하고 기능을 향상시켜 숙취 해소에 좋고 각종 농약이나 오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해독시키는데 탁월하다. 그리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압을 조절해주며 몸의 세포를 활성화시켜 피로를 회복시켜준다.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도 잘 소화시킬 수 있고 성질이 따뜻해 손발이 찬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다.
황태는 찬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그 고난과 시련을 겪은 만큼 에너지를 듬뿍 가지고 다시 태어난 명품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감기로 인해 소모된 에너지를 보급하는 단백질 식품으로 더할 나위 없다.
도라지와 배, 황태의 시너지효과
한의학의 기본이 음양오행이라고 할 때 토(土)의 기운을 가진 황태가 금(金)의 기운을 가진 도라지를 돕는 상생의 관계이므로 만나면 상승효과를 가지고 오는 최고의 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배는 가운데서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 윤활제 역할을 하는 시너지 증폭제가 되어준다. 올 겨울 이 식재료들을 사용해 요리를 계발한다면 감기, 천식, 비염 없는 한국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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