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2.22 23:30
중세 비잔틴 문화의 대표적인 건축은 '성스러운 지혜'라는 의미의 '아야 소피아' (사진·흔히 그리스어 하기아 소피아로 알려져 있다) 대성당이다. 5세기 이후 비잔틴 제국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온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483~565) 때에 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에 지어졌다. 사각형의 공간에 돔(dome)을 씌운 최초의 건물인 이 성당은 건축역사에서도 획기적인 금자탑을 이룬 구조물이다. 로마시대에 처음 축조된 반원형의 천장 구조인 돔은 원래 천체를 상징하는 형태였으나 이후 세계 여러 지역의 종교 건축에 사용되면서 천국을 상징하게 되었다.
지름 33m, 높이 55m로 치솟은 아야 소피아의 웅장한 돔과 그 아래의 광대한 공간은 천국과 인간과의 관계를 보다 더 밀접하게 만들려고 했던 종교적 염원의 건축적 시도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문맹이었고 성경이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 성당은 천국의 모습과 미를 재현하는 데 무엇보다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아야 소피아 내부의 금빛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모자이크 회화, 거대한 돔과 그 아래 40개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신비롭게 퍼져 가는 광선은 예배자가 마치 빛이 떠받치고 있는 천국을 목격하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성가대의 합창 속에서 예배자는 무아의 엄숙한 종교적인 감흥에 몰입하게 되며, 현세에서 떠나 신에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신비로움에 싸이게 되는 것이다.
하늘나라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비잔틴 제국도 1453년에 이르러 오스만 튀르크에게 멸망했고 이후 이슬람 문화권으로 변모되었다. 아야 소피아는 이후 4개의 첨탑(minaret)이 사방에 덧붙여 세워지고 모스크로 사용되었다. 내부 공간의 모자이크 회화 위에는 흰 석고가 덮여버렸고 코란의 내용이 천장 곳곳에 씌어졌다. 아야 소피아는 1935년 터키 공화국의 대통령 케말 파샤에 의해 박물관으로 기능하게 되었고 흰 석고를 벗겨내면서 몇몇 모자이크는 세상에 다시 그 화려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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