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 국보순례

[70] 백제금동용봉대향로

yellowday 2011. 4. 4. 16:05

1993년 부여 능사(陵寺) 터에서 발견된 백제금동용봉대향로<사진>는 1971년 무령왕릉 발굴 이후 백제 미술사와 고고학의 최대 성과였다. 이 향로는 규모가 크고, 기법이 너무도 완벽하여 발굴 당시엔 중국 수입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사실 그때만 하더라도 백제 금속공예품으로 이와 겨룰 만한 명품이 없었다. 그러나 2007년 왕흥사터, 2009년 미륵사 서탑에서 환상적인 순금 사리함들이 발굴되면서 이제 그런 의심을 갖는 미술사가는 없다.

향로의 크기는 높이 64㎝, 무게 11.8㎏이나 되는 대작으로 탐스러운 꽃봉오리를 용이 입에 물어 올리는데 그 꼭대기에서 봉황이 날갯짓하는 모습이다. 뚜껑에는 신선 세계를 나타내는 무수한 그림이 새겨졌다. 불사조·물고기·사슴·학 등 동물이 26마리, 다섯 겹으로 첩첩산중을 이루는 25개의 산봉우리, 기마수렵상 등 인물상이 16명, 피리·비파·북 등을 연주하는 악사가 5명, 상상의 날짐승·호랑이·사슴 등이 39마리로 여기에 나오는 도상은 약 100가지나 된다. 낱낱 형상의 묘사 또한 정교하고 아름답다.

이 향로는 중국의 박산(博山)향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박산이란 봉래산·영주산·방장산 등 삼신산을 말한다. 그러나 백제금동용봉대향로는 이런 도교적 상징성을 불교적 이미지와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이런 예는 5세기 남북조시대의 유물에 얼핏 비슷한 것이 보이지만 이처럼 용봉을 곁들인 명확한 구성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공예는 용(用)과 미(美)로 이루어진다. 향로 뚜껑 산봉우리 뒤에는 8개의 구멍이 숨겨진 듯 뚫려 있고, 봉황 가슴에도 2개의 구멍이 있어 연기가 거기로 피어오르게 되어 있다. 결국 백제금동용봉대향로의 최종 형태는 삼신산에서 연기가 아련히 피어오르는데 다섯 악사가 음악을 연주하고 봉황은 가슴에서 신비로운 향줄기를 뿜어내는 형상이다. 이 향로는 6세기 후반, 위덕왕 때의 유물로 추정되고 있다.    yellowday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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